"네 멋대로 해라"

방영된지 상당히 오래된 드라마다. 몇 주 전, 주말에 우연히 TV채널을 돌리다가 "해피타임"이란 프로그램을 봤다. 지나간 드라마들을 리뷰해주는 프로그램인것 같은데 여기에서 "네 멋대로 해라"라는 드라마를 보게 됐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이라이트로 내용을 전부 한번 훑어주는데 그것만 보고서 필 받아버렸다. 며칠 후 전편을 입수. 근데 좀 압박인게 미드 22편에 맞먹는 20부작...;; 중요한 부분을 다 봤으니 보나마나하다고 할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상당히 구성이 잘 된 드라마인 것 같다.

양동근은 중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학교", "광끼"(맞나? 원빈 나오던..) 같은데서 나오는걸 어렴풋이 지나가듯 한두번 봤는데 연기에서 그리 큰 인상은 못 받았다. 아무래도 제대로 보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그의 캐릭터가 확실하게 잡힌건 논스톱 시절이 아니었나 싶다.

"양동구리구리"로 통하는 힙합계통의 캐릭터. 뭐.. 골목길이란 노래로 잠깐 가수도 했다만 원래 힙합쪽은 큰 관심이 없는지라.. 어눌한듯하면서도 나름 개성있는 캐릭터의 모습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 같다. 논스톱 이야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오산고 선배라는 "하하"의 캐릭터와 아주 약간은 비슷한 면이 있을까. 물론 논스톱이 시리즈별로 캐릭터가 다르기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약간의 무리가 따르는 것 같기도...하다.

또다른 주연배우 이나영은 양동근과 마찬가지로 연기하는 모습은 거의 본적이 없는 것 같다. 아마 이번에 본 것이 처음인것 같은데 이 분은 워낙 CF쪽으로만 과다출연하는 분이라서...(-ㅅ-)a



어쨌든 이나영이란 배우 자체는 유명한데 딱히 그녀를 대표할 정도로 크게 인상깊었던 작품은 그동안 없었던 것 같다. 최근에 도쿄타워에 나온 오다기리 죠랑 "비몽"인가 무시긴가 찍었다고 하던데.. 배우 중에서 얼굴 자주 보기 힘든 배우다. 이 드라마에서는 너무나 순진하고 착하지만 때로는 자기 주장도 펼치는, 이름도 이상한 "전 경"이란 역할을 맡았다.

보는 동안 느낀거지만 양동근에 비해서 캐릭터가 조금 안 맞는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원래 역할 자체가 약간 순진하고 어설픈 여자이지만 그동안 보아왔던 똑부러지는듯한 모습의 CF 속 이나영과는 뭔가 미스매칭되는 역할이 아니었나 싶다. 양동근은 나름의 어눌한 구리구리동근 이미지가 부합되면서 대체적으로 연기가 좋았다.

내용 자체는 상당히 어두운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양동근의 시종 활발하고 웃음을 잃지않는 모습 덕분에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어둡지만은 않았다. 보통의 드라마라면 서로 관계가 발전한 후에 병을 알게 되는 비극적인 전개가 이루어지는데 반해 이 드라마는 초반부터 고 복 수(이름 참... 전경이나 고복수나...-_-;;)가 뇌종양임을 알고 진행되는것이 독특하다.



과연 저 상황을 실제에 대입해보면 어떨까.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정상적인 여자가 자기 돈을 훔친 소매치기 전과범을 사랑한다는 일은 용납되지 않는 것이 정상일것이다. 거기다 뇌종양이 있는 시한부 인생임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그를 지키기 위해 결혼까지 할 수 있을까. 세계적으로 토픽감이 될만한 일이겠지 (그러니까 드라마지~ 퍽!)

드라마에서 보여준 양동근의 행동은 너무나 정상적이다. 당연히 죽게될 자신과 그 때문에 세상에 홀로 남아 상처만 받게될 여자를 위해서 애써 헤어지려는 모습. 수술하고 나오는 양동근을 보며 눈물이 가득한 웃음을 보여주는 이나영의 엔딩이 조금 허무하게 끝난감이 있는데 그 이후는 시청자의 판단에 맡긴다는 뜻인지도..



후반부에 양동근과 이나영이 같이 살면서 서로의 발을 맛사지해주는 장면이 있었는데 서로의 발에 입맞춤하는 장면 보고 좀 충격받았다..;; 좀처럼 비위 좋지 않으면 못할텐데.. 발은 당연히 박박 씻었겠지? 역시 배우는 위대하구나. 꺄울~~

공효진과 이동건의 역할은 적절했던 것 같다. 이동건은 조금 억지스러운듯한 설정이었지만 공효진은 워낙에 욕하고 성질내는 이미지가 잘 맞아서 퍼펙트한 캐스팅이 아니었나 싶다. 공효진은 사납게 생겨서 그런지 볼때마다 그런 역할이 잘 맞는 것 같다. 고딩때 껌 좀 씹고 발차기 좀 날렸을법한... 상두야 학교가자에서는 조금 순한 역할이었는데 보면 볼수록 이런 캐스팅 조아~!!!
Posted by [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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