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타루의 빛 리뷰
되돌아보기 - 리뷰/일본드라마 2008. 1. 5. 10:47 |<네이버 블로그에서 티스토리로 이전한 글>
호타루의 빛
편성정보: 일본 NTV (2007년 7월 11일~2007년 9월 12일 방송종료)
출연진: 아야세 하루카, 후지키 나오히토, 쿠니나카 료코, 다케다 신지, 카토 카즈키
소개:
멋진 회사원과 사랑에 빠지는 호타루, 건어물녀란 어떤 사람?
부가정보: 원작 만화'호타루의 빛'
1리터의 눈물 후유증이 오래되는 가운데 다음으로 볼 일본드라마를 골랐다. 유리의 섬,태양의 노래,사랑따윈필요없어,호타루의 빛을 1차적으로 고르고 전부 한번씩 검색을 해봤다. 그렇게 보다가 문득 빵빵녀와 절벽녀 풍의 드라마가 눈에 들어왔는데 그게 바로 호타루의 빛이었다.
일본말로 "ホタルノヒカリ(호타루 노 히카리)"라고 하는데 히카리라는 단어는 이 드라마를 통해 확실히 외웠다. 어릴적에 보았던 마스크맨의 타이틀이 "빛의 전사 마스크맨"이었는데 그걸 일본판에서는 "히카리 노 센타이 마스크만 (빛의 전대 마스크맨)"이라고 불렀었다.
<분수머리의 호타루>
아메미야 호타루의 일본 이름은 마지막회에 명함을 받는 장면에서 나왔는데 雨宮 螢(개똥벌레 형)이라고 한다.雨(비 우)자가 "아메"라고 부르는건 이번에 알았고일본 갔을때 산노"미야"에서 宮자가 나오던데 그래서 아메+미야=아메미야라고 부른다.반딧불 형 螢자를 본 순간 퍼뜩 이 드라마의 메인 타이틀에 나오는 반딧불이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게 되었다. 마지막 회에서야 뜻을 이해하게 된 어이없는 경우였지만...
일본어를 전혀 모를때는 왜 이름으로 나오는 한자를 이상하게 읽을까 정말 궁금했었는데 기본적인 일본글자를 알게 된 지금에야 왜 이렇게 읽는건지 알게 됐다. 예를들어 옛날 한일 축구에서 자주 나왔던 일본의 축구선수 나카야마(中山)는 나카(中)와 야마(山)이 합쳐진 단어였던 것이다.
<직장에선 이렇게 멋진 커리어 우먼인데..>
리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역시 주인공에 대해 궁금한건 못참는 내 성격에 인터넷 검색을 해봤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호타루의 실제 본명은 아야세 하루카. 아이돌 화보로 유명한 그라비아로 데뷔한 배우라고 한다. 1리터의 눈물 주인공인 사와지리 에리카도 그라비아로 데뷔했다고 하니 일본에서는 그라비아가 배우로 발돋움하기 위한 좋은 계기가 되는 것 같다.
물론 그라비아 모델이라서 연기력이 떨어진다는 일반인들의 생각을 뒤집어줄만한 연기력이 필요한게 사실이지만... 프로필에는 1985년생이라고 나와있다. 역시 요즘 일본 여배우는 사와지리 에리카(86년생), 우에노 쥬리(86년생)처럼 85년생 이후가 대세인듯... 배우답게 일단 마스크가 끝내준다. 청순하고 조각같은 얼굴형에 눈이 커서 전형적인 얼짱의 기본조건을 모두 갖춘데다가 정말 선한 미소를 가지고 있다.
에리카는 1리터의 눈물에선 청순했는데 요즘 나오는 짙은 눈화장을 보면 정말 한 성깔하게 생긴것처럼 보인다. 하루카는 어떻게 보면 전지현을 닮은 것 같은데 또다른 그녀만의 매력이 있다. 아마 크고 선해보이는 눈에서 나오는게 아닐까...
<호타루 에너지의 원천, 캔맥주>
자... 이제 호타루의 빛을 리뷰할 시간이다. 일단 내 기대만큼 충족시켜준 유쾌한 드라마였다. 주인공의 역할 설정은 빵빵녀와 절벽녀와 비슷하다. 어엿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싱글녀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인데 주인공 아메미야 호타루의 집에서의 이미지는 흡사 노다메에 비견할만하다.
집은 난장판에 뒹굴뒹굴대면서 혼자 캔삐루(캔맥주)를 마시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술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어찌 저리 맛있게도 마시는지 보는 내내 "나도 시원한 캔맥주를 마시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호타루의 빛 열혈 시청자들은 캔맥주 꽤 소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호타루를 처음 보고 반해버리는 런던 유학파 테시마 마코토>
이 드라마 역시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것을 보면 확실히 만화산업이 발달한 일본에서는 별다른 이야기소재가 없으면 쉽게 만화에서 드라마 소재를 찾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얼마전에 나온 영화 "미녀는 괴로워"처럼 슬슬 만화에서 소재를 찾는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는 점이 아쉽다. 뭐 "타짜", "식객" 같은 영화도 나오고 있으니 희망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테시마의 기습 키스 - 한국에서 저러면 싸대기 맞을텐데..>
# 스토리-----------------------------------------------------------------------------
자. 일단 기본 배경은 이렇다. 항상 직장에서는 열심히 하는 커리어 우먼 (일본에서는 Office Lady라고 해서 OL이라 칭하던데..) 호타루는 직장에서의 모습과 달리 퇴근 후 집에서는 빈둥빈둥 뒹굴며 마루에서 캔맥주를 마시며 신문지를 이불삼아 잠을 청하기도 하는 건어물녀이다.
건어물녀가 뭔고 하니 드라마에서의 표현을 빌리자면 항상 추리닝 차림에 머리는 분수머리에 엉덩이나 긁고 한손에는 맥주를 들고 마시며 주말에는 남자고 뭐고 집에만 있는 쉽게 말해 "집에서는 폐인 생활을 하는 여자"를 말한다. 20대의 인생이 메말라버려서 건어물녀라고 한다나 뭐라나 일본식 표현이라 좀 특이한 구석이 있다. OO女라는 표현을 참 즐겨하는듯..
<사랑의 라이벌이자 직장에서의 좋은 동료인 멋진 여자 유카상>
그렇게 직장과는 다른 모습의 건어물녀 생활을 하던 호타루의 집에 어느날 부장님(후지키 나오히토)이 들이닥친다. 부인과 별거중인 부장님은 새로운 거처로 자신의 본가인 호타루의 집으로 돌아온 것인데 호타루는 자신의 아버지와 술자리에서 맺은 허접한 쪽지쪼가리 계약서를 내밀며 절대 나갈수 없다고 박박 우긴다.
결국 그렇게 둘의 동거는 시작되는데 건어물녀의 처음 모습을 본 부장은 호타루가 누구인지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놀라지만 이내 자연스럽게 건어물녀의 든든한 사랑의 지원군이 된다. 항상 좋은 조언자로 호타루를 돕는 역할이다.
<호타루를 매번 혼내는듯하지만 장난도 다 받아주는 멋진 다카노 부장(부쬬)>
말이 나온김에 후지키 나오히토에 대해 언급해야겠다. 후지키 나오히토는 내가 이 드라마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다. 아야세 하루카도 큰 비중이었지만 무엇보다도 1리터의 눈물에서 아야(에리카)의 담당 주치의로 나왔기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한번 본 배우의 다른 드라마에서의 역할에 대해 관심이 많은 나는 익숙한 얼굴 후지키 나오히토가 나오는 순간 이 드라마를 보기로 결정해버렸다.
빵빵녀와 절벽녀에 나온 후카다 교코는 예전 한일 합작 드라마 "프렌즈"에서 원빈과 호흡을 맞춘것을 알고 있었고 역시 같은 드라마에서 나온 이토 미사키는 전차남에도 나온다 해서 빵빵녀와 절벽녀 이후 바로 전차남을 보게 되었다. 같은 배우의 다른 역할과 이미지는 그 배우가 얼마나 다양한 역할을 그때마다 잘 표현해내는지를 보여주기때문에 자주 비교해보는 편이다. 후지키 나오히토는 얼굴만 알았고 이름은 오늘 검색해보고서야 알았는데 72년생인걸 보니 일본의 국민배우 기무라 다쿠야와 동갑이다. (난 이상하게 몇 살인지가 참 궁금하다.)
<테시마와 대화하는 호타루>
전체적인 스토리는 단순한 편이다. 어느날 외부로 일을 나가게 된 호타루가 잠시 의자에서 잠이 든 사이 테시마가 그 모습에 끌려 키스를 하게 되고 기습키스에 눈을 뜬 호타루는 도망치듯 나온다. 그러다가 직장에서 테시마와 다시 만나게 되는데 테시마는 런던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온 것이었고 직장 동료인 유카는 그를 좋아한다. 호타루 역시 테시마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갖고 있었지만 연애와는 거리가 먼 건어물녀 생활을 오래한 탓에 선뜻 고백하지 못한다.
어찌됐든 동거하게 된 다카노 부장은 그런 호타루를 보면서 매번 장난과 핀잔을 섞어 용기와 조언을 주고 두어번 둘만 가둬놓는 센스(?)를 발휘하는데 그때마다 어쩔줄 모르며 호타루는 나오고 만다. 그러다가 한번은 다카노 부장이 하지 않았는데 우연히 또 문이 잠긴다. 당연히 부장의 소행인줄 안 호타루는 부장에게 열어달라고 전화를 걸지만 부장은 고백할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어준다.
<유카와 테시마가 잘되도록 미꾸라지 퍼올리는 전통춤(;;)을 추는 호타루>
결국 호타루는 부장의 지원에 힘입어 테시마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게 되고 둘의 러브스토리는 시작되는데 연애에 무지한 호타루가 매번 어설프게 끝내는 등의 에피소드가 일어난다. 한편 테시마를 좋아하는 멋진 여성 유카는 테시마의 마음이 호타루에게 있는 것을 알고 둘이 잘 되도록 빌어준다. 전반적인 대부분의 에피는 이렇게 테시마와 호타루의 관계 진전과 그런 둘의 관계가 잘되도록 조언해주는 부장의 스토리로 되어있다.
<테시마가 디자인한 의자 열쇠고리(키스의 장소)를 받은 호타루>
<술에 취해서 호타루의 집에서 자게 된 테시마>
부득이하게 동거하게된 호타루와 부장은 이 사실을 직장 동료들에게 숨긴다. 호타루는 테시마가 자신의 집에 오지 못하도록 데이트 후에도 집 멀리에서 내리는 등 애를 쓰지만... 어느날 저녁, 다카노 부장과 테시마가 같이 술을 마시며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다가 취하게 되고 둘 다 집에 와서 널브러진다. 당황한 호타루는 어쩔줄 몰라하고 겨우 집안 정리를 하고 테시마를 눕힌다. 테시마보다 일찍 깬 부장은 센스있게 직장으로 사라져주시고 호타루는 오타카라는 다른 사람과 동거하고 있다고 속인다.
<재충전의 장소 마루에서 불꽃놀이하며 대화를 나누는 부장과 호타루>
<부장과 이혼하게 된 부인 미유키는 다카노와 호타루와의 동거를 알게 된다>
<건어물녀의 삶이 얼마나 보기 싫은지 몸소 재현해주는 다카노 부장>
<숨겨진 호타루의 모습을 보게 된 테시마>
호타루는 자신이 건어물녀임을 테시마에게 고백하는데 어느날 이웃에 방범용 옷을 돌려주러 추리닝 차림으로 나갔던 호타루는 키를 잃어버리고 회사와 가까운 관계로 다카노 부장에게 키를 받으러 간다. 다카노 부장은 테시마와 다른 이들의 시선을 피해 호타루를 밖으로 데리고 나오지만 결국 테시마가 그 모습을 보고 만다. 뒤돌아서서 가버리는 테시마와 다급해진 호타루. 테시마는 아무리 연락을 해도 받지않고 직장에선 호타루를 무시한다.
<삼자대면>
결국 부장과 호타루의 동거도 우연한 기회에 테시마가 발견하게 되고 부장은 동거하게 된 상황을 설명한다. 호타루는 부장님이 그동안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는지 밝히고 그 모습에 실망한 테시마는 자기와 함께 살자고 한다.
<동거하게 된 호타루와 테시마>
어렵사리 동거를 시작하게 된 호타루는 집을 나오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을 흘리게 되고 잘될것만 같았던 테시마와의 관계도 쉽지 않게 된다. 무엇보다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여준 부장과의 생활도 그리웠고 부장과 호타루의 관계를 자꾸 지우지 못한 테시마는 결국 결별을 선언하고 좋은 직장 동료로 돌아가기로 한다. 집으로 돌아온 호타루와 다카노 부장은 본연의 모습에서 재회하게 되고 서로 농담을 하면서 같이 살게되는 장면으로 드라마는 끝을 맺는다.
----------------------------------------------------------------------------스토리 끝
스토리는 전체적으로 그렇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부장과 호타루의 장난과 엽기적인 표정에 즐겁게 볼 수 있었다. 1리터의 눈물에서 희귀병 치료라는 난제에 부딪혀 고심하던 의사(후지키 나오히토)는 이 드라마에서 코믹하고 유쾌한 역할의 부장으로 바뀌었다. 예쁜 얼굴에 귀엽고 코믹한 장면을 연출해낸 하루카는 노다메 칸타빌레의 노다메(노다메급의 푼수역은 아니지만..)와 옥탑방 고양이의 정다빈을 떠올리게 했다.
남자였다면 옥탑방의 김래원과 상두야 학교가자의 비처럼 잘생긴 외모와 털털하고 유머감각 있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부장과 호타루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매번 재밌었고 지금까지 봐왔던 일본 드라마와 달리 한 편 적은 10편에서 끝이 났는데 한 3일만에 다 본 것 같다. 정말 재밌게 본 드라마로 내가 본 일드중에서 재미로는 최고 중 하나로 손꼽힐듯...
2007년 작품이어서 생각보다 방영된지 얼마 되지 않은 최근의 드라마였고 빵빵녀와 절벽녀의 회사적인 느낌에 노다메와 비슷한 캐릭터만 적당히 조화가 된듯한 느낌의 재밌는 드라마였다. 뭐 사실 웬만한 사람들은 남자나 여자나 호타루처럼 이러고 살지 않을까 싶은데 만화가 원작이라 그런 듯.. 누가 집에서 차려입고 있겠나. 집에서는 편한게 최고지.
어쨌든 大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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