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 對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은둥글다 - 축구 2008. 2. 3. 23:11 |간만에 축구 이야기를 끄적거리고 싶어서 또 블로그에 글을 쓰게 된다. 이번엔 EPL의 전통의 라이벌 아스날과 맨유에 대해 얘기를 해볼까 한다. 이건 전적으로 개인적인 생각이 많이 담긴 글이 될 것이고아무래도 난 아스날팬이기때문에간간히 아스날을 옹호하고 맨유를 비판하는듯한 멘트가 나올수도 있다.
글을 보시는 분들께는 이런 점을 먼저 양해하고자 한다. 네이버에 검색으로 내 개인적인 의견의 글이 나오는 것보단 다른 글로 내 블로그를 방문한 분들께 읽을거리나 하나 제공하고 싶은 생각이어서굳이 태그도 등록하지 않았다. 뭐 우리나라의 수많은 맨유팬이 본다면 조금 거슬릴수도 있는 글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런건 차치하고 글을 시작해보려한다. 먼저솔직히 말하자면 전통이니 상대 전적이니 이딴거 잘 모른다. 그런 구단에 관련된 히스토리나 스탯을 세부적으로 굳이 찾아가면서까지 힘들게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은 없기때문에..
아스날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도 나에게 있어서 이 세상 최고의 축구스타인 티에리 앙리때문이다. 앙리에게 반해서 앙리의 소속팀 아스날도 서포팅하게 되었고 앙리가 이적한 지금까지도 아스날은 내게 No.1 서포팅 클럽이다.
앙리가 바르샤로갔는데 왜 바르샤팬이 되지 않았냐고 물을수도 있겠지만 바르샤는 아스날에서 레전드가 될 수 있었던 앙리를 가로채갔다는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들어서 원래는 라리가에서 좋게 생각하던 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상당히 싫어진 팀이다.
앙리 이적 루머가 나올때만해도 '안 가겠지'란 생각으로 계속 위안을 삼았는데오피셜 발표가 나고막상 현실이 되고 나니 뒤통수를 뭔가에 얻어맞은듯한 기분이었다. 그와함께 밀려드는 바르샤에 대한 증오심... 무엇보다도 엄청난 가치를 지닌앙리를 부상을 안고 있다는 이유로헐값에 데려갔으니 그런 생각이 드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EPL에서 아스날의 재밌고 아름다운 축구의 정점에 서있던 앙리의 모습을 더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바르샤로의 이적은 쉽게 납득하기 힘들었다.
앙리에 대한 동경으로 시작된 아스날 서포팅은 2003년 이전부터 시작되었다. 2003년에 아스날 팬사이트 "하이버리"에 가입했고 그곳의 아스날팬들과 함께한 건전한 댓글문화에 즐거움을 느끼며 지금까지도 싸이질보다 무섭다는(?) 소위 "하이질"을 하고 있다. 지금은 처음보단 활발하게 댓글을 달거나 활동하진 않지만 컴퓨터를 키면 항상 방문해서 글들을 보곤 한다.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아스날 공식 한국 홈페이지, 아스날 한국 팬사이트 하이버리>
아스날의 한국 팬사이트 "하이버리"가 있듯 맨유는 "맨유당사"라는 한국 팬사이트가 존재한다. 맨유팬들은 어찌 지내는지 궁금해서 가입을 해봤는데 일단 가장 불만이었던 것은 당시 홈페이지가 온통 빨간색이었다. 그걸 좀 보고 있다가 다른 흰색 화면으로 돌아오면 일순 눈이 이상해지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거기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눈아퍼서 글을 어떻게 쓰는지... 아이러니하게도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색깔이 그렇다. 팀의 상징인 붉은색도 좋지만 테두리나 윗쪽 사진정도만 붉은 배경을 쓰고 메인 프레임에는 흰색으로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할수는 없는 것일까.
아스날 한국 공식사이트도 마찬가지다. 조금만 보면 눈이 아퍼 죽겠다!!! 물어보니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의 테마와 최대한 맞추기 위함이라는데 솔직히 불만 많다. 웃기게도 맨유 공식 홈페이지가 내가 말한것처럼 보기엔 편하다. 중요한 부분에선 팀의 붉은 색을 사용하지만 사용자들이 글을 읽는 부분은 흰색 배경을 써서 사용자를 배려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눈으로 보기에
불만족 - 맨유당사, 아스날 공식, 한국 공식 홈페이지.
만족 - 하이버리, 맨유 공식홈페이지
<맨유 공식 홈페이지와 맨유당사>
아스날 코리아가 생겨서 좋은 점은 영국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무료로 보기 힘든 경기장면 같은 컨텐츠를 가입만 하면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더 유명한 맨유 공식 홈페이지도 없는데 아스날이 당당히 있다는 걸 보면 조금 자랑스러운 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한국 공식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회사가 첼시코리아, 보로코리아 등을 함께 운영한다는 면에서 조금 아쉬운 감도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 맨유팬들이 많아진데는 박지성 선수의 맨유입성이 큰요인중의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선수가 되어버린 박지성 선수가 세계 최고의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서 매년 1,2위를 다투는 맨유에 입성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국민들의 가슴은 벅찼을 것이다. 그건 그렇지만 내게 있어 박지성은 라이벌팀의 한 선수일뿐이다.
우리나라 선수가 입단했다고 해서 서포팅하던 클럽을 내팽개치고 라이벌팀을 응원할 이유는 전혀 없기때문에... 이영표 선수도 그래서 좀 아쉽다. 런던 라이벌팀인 토튼햄으로 갔으니까. 이래저래 아스날이 열성적인 맨유빠들에게 쉽게 까이는 이유다. 맨유팬들도 아스날보단 선두권을 크게 위협하지 않는, 게다가 이영표라는 한국선수가 있다는 좋은 구실하에 토튼햄을 응원할테니...
특히 지난 월드컵에서는 우리와 같은 조였던 아데바요르(토고), 센데로스(스위스), 앙리(프랑스)가 아스날이란 팀에 다 모여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좋은 구실이 되어 맨유 박지성과 예비 월드컵 대결을 치룬다니 뭐라느니 언론플레이도 있었다. 당사자들은 그런거 전혀 생각도 안할텐데.. 그럼 실베스트레와 에브라도 박지성과의 대결을 염두에 두고 같은 팀인 아데발, 센데로스, 앙리 역시 경쟁심을 느꼈을까. 뭐 그건 생각해보면 크게 반응할 필요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중요한건 나는 박지성 선수가 맨유에 입성한 2005년보다 훨씬 이전부터 아스날이란 팀을 응원하고 있었다는 사실이기 때문에..
한국에 아스날팬보단 맨유팬이 압도적으로 많은건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근데 재밌는 사실이 있다. 아스날 회원수가 단일 클럽으로는 기네스북에 올랐단다. 그냥 온라인 가입한 팬부터 20년이 넘도록 아스날 경기장을 찾는 소위 VIP 회원까지 합쳐서 말이다. 세계적으론 아마 맨유팬이 많을 것이다. 동남아권이랑 중국만 장악해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팬들을 확보할 수 있을테니까.
이제 두 팀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한다. 일단 아스날은 연고가 영국의 수도 런던이다. 런던에는 아스날 외에도 토튼햄, 첼시, 풀햄, 웨스트햄 등 연고팀이 참 많다. 초창기 아스날이 북런던으로 오면서 토튼햄과 본격적인 마찰이 빚어졌다고 한다. 그때부터 라이벌 관계와 적대의식이 깊어져서 지금까지 왔다고들 한다. 사실 첼시는 러시아의 기름묻은 돈이 유입되기 전만 하더라도 맨날 3,4위권에서 놀던 팀이었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첼시는 아스날을 한번 이겨보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팀에 지나지 않았다. 아스날에는 유독 승리가 힘들었던 징크스를 가졌던 팀이 첼시이기도 하다. 매번 맨유와 아스날이라는 문턱에 막혀서 우승에 실패하다가 조만장자 로만 아브라모비치와 "혀링요", 즉 무링요가 돈을 뿌리면서 등장하고서야 우승을 거머쥐었다. 첼시는 경기장 근처 자체가 원래 좀 부자 동네란다. 럭셔리 마케팅에 성공했는지 조만장자라는 인물과 부자들이 결합하면서 지금의 첼시로 탈바꿈했다. 사실 쉐바와 발락까지 사들였을땐 내심 좀 놀랐다. 불과 몇년전 레알의 선수쇼핑을 고대로 따라했으니깐...
이젠 맨유를 보자. 맨체스터라는 도시를 유명하게 만든 클럽이자 흑자클럽으로 아주 유명한 팀이다. 맨유경기장 자체가 하나의 관광상품이 되어버려서 도시의 관광객 유치에 저절로 한 몫 하고 있는 세계 최고 클럽 중 한팀임에는 틀림이 없다. 잉글랜드의 상징적인 선수 보비 찰튼부터 칸토나, 베컴, 지금의 C날도까지... 연륜있는 퍼거슨 영감님까지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면서 트레블도 해냈고 리그 우승을 지속적으로 일궈내는 좋은 팀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잉글랜드 최정상 클럽의 수장 퍼거슨경은 잉글랜드 사람이 아닌 스코틀랜드 사람이다.
말이 나온김에 감독 비교를 해봐야겠다. 퍼거슨이 20년 넘도록 한 자리를 잘 지키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한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경기가 안풀리면 광속으로 씹어대는 껌은 아직까지 별로 맘에 안들지만.. 염소도 아니고 뭔 껌을 그리도 씹어대는지... 좌우지간 그가 이룬 최고의 업적은 트레블이다.
지금까지 4팀밖에 달성하지 못했다는 트레블. 리그우승과 FA컵까지야 그렇다쳐도 챔스리그 우승은 확실히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유소년 시스템으로 배출해낸 베컴, 스콜스, 긱스가 아직까지도 팀의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 (베컴은 제외)도 퍼기의 가장 큰 성공사례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베컴에게 축구화를 던진건 좀 어이없다. 팀의 아이콘이자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를 자기가 "퉤"하고 내차버린 꼴이니깐.. 구단 입장에선 팬들을 몰고다니는 베컴의 이적은 수입 감소에도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얼마나 퍼기가 싫었으면 집이 가깝다는 핑계로 예전 라이벌팀 아스날에서 훈련을 할까..
자, 이번엔 우리 아스날의 수장 벵교수님이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출신(서정원의 첫 유럽 소속팀)이자 경제학 박사라고 알려진 벵거 감독은 자신의 전공답게 선수영입에 돈을 잘 쓰지 않는다. 그가 지닌 최고의 능력은 유망주 발굴. 안목하나만은 정말 기가 막힌 것 같다. 점찍어둔 선수가 있으면 언론에 잘 흘리지 않은채 상당히 오랜기간 지켜보다가 확신이 서야 영입을 한다.
그래서 언론 조차도 벵거감독이 누구를 염두에 두는지 영입 전까지 알기 힘들어한다. 일부는 유망주 싹쓸이란 비판이 있지만 그런 유망주를 스타들이 득실거리는 빅클럽에서 경쟁력 있도록 제대로 길러내는 일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나이가 드시면서 더욱 유망주 키우는 재미가 드셨는지 이번 시즌은 정말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려서 무패우승 시즌 못지 않은 조직력을 보여주고 있다. 가끔은 벵교수님이 한국에 있었다면 쓸만한 유망주들을 많이 발굴해내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하게 된다.
벵거 감독이 10년동안 선수 영입에 쓴 돈이 첼시가 불과 두 시즌만에 사용한 금액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구단 입장에선 재정적인 면에서 쌍수들고 환영할만한 감독이다. 돈만 절약하는게 아니라 경기력도 좋아서 팬들을 끌어들일 수 있고 게다가 팬들로 인한 수입도 많으니 적자보단 흑자를 만들어줄 수 있는 감독이 아닌가. 구단에 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큰 돈을 사용하지 않기때문에 에미레이츠 구장을 무리하게 지으면서 났던 적자를 쉽게 메꿀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돈을 뿌려가면서 좋은 선수를 사들여 우승을 이룰수는 있지만 적은 돈을 효과적으로 운용하면서 우승을 이끌어낸다면 팬이나 구단, 선수들 모두에게 얼마나 플러스 요인이 되겠는가. 아쉽게도현재 후자보다는 전자가 빅클럽들의 현 주소다.
벵거감독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03/04시즌 무패우승일것이다.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하기 이전에 한번 있었다는 무패 우승은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는 아스날이 처음이다. 20팀이 홈&어웨이로 두번씩 경기를 치뤄 총 38번씩 경기를 치루는데 아스날은 03/04 시즌 내내 패배를 몰랐다. 그 중심에는 프렌치케넥션이라고 불리는 벵거감독, 앙리, 비에이라, 피레스, 윌토르 등이 있었고 노장과 신예들이 적절히 조화되었던 최고의 시즌이었다. 무패행진을 끊어낸 것은 맨유였지만 어쨌든 당시만 해도 아스날은 정말 언터처블에 가까운 팀이었다는 사실만은 확실하다.
맨유팬들이 꼽는 퍼기의 업적은 역시 트레블일 것이다. 혹자는 그런말을 할지도 모른다. 아스날의 무패우승은 그래봐야 리그 우승 하나일뿐이라고... 그래서 맨유가 더 뛰어나다고... 근데 아스날도 더블 (리그,FA우승) 정도는 했다. 2002,2003년에 연속으로 FA컵을 쓸었다. 어찌됐든 양팀의 최고의 업적을 비교하자면 그렇다. (예전의 기록들은 잘 모르니깐 이 글에선 알 바 아니다.)
글이 쓰다보니 상당히 길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주요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일일이 다 언급할수는 없으니 유명선수만 꼽아서 하겠다. 맨유부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 네덜란드를 좋아하는지라 키퍼인 반데사르도 호감은 간다. 특별히 악감정도 없고...
아스날팬들이 "말니"라고 불렀던 반니스텔루이도 별로 나쁘게 생각하진 않았다. 아스날 팬사이트에서야 팬들이 놀리기 일쑤였지만 어찌됐든 어떤 경우에든 항상 골대앞에서 서성이며 크로스와 팅겨나온 세컨볼을 주워먹어주는 타고난 위치선정만큼은 단연코 반니가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 라리가 가서도 별다른 적응기 없이 잘하는걸 보면 확실히 최고 무대의 선수들은 다르다.
수비진은 상당히 견고하다. 오버래핑 잘하는 네빌이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실점을 최소화하는걸 보면 역시 수비만 안정되도 팀이 잘 나간다. 이번 시즌 초반 팀이 삐걱거렸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딱 한번 졌던 아스날과 3패를 기록했던 맨유가 선두다툼을 하는 걸 보면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통곡의 벽 리오가 있다.
경기장 밖 사생활에서 여러가지 파티를 좋아하는 맨유 선수들의 이력상 리오도 그 중 한 명이지만 뭐 어쨌든 잉글랜드 대표로서 수비력 하나만큼은 탑클래스라고 인정한다. 왼쪽의 에브라도 오버래핑을 잘한다. 미들로 나가도 공격력이 좋고.. 박지성과 위닝을 즐긴다는 절친한 친구 에브라는 덕분에 한국팬도 많이 확보했을듯.. 미들에선 긱스, 스콜스, C날도, 나니, 안데르송 등 많다. 난 맨유팬이 아니니깐 세부적인 걸 잘 모르는 다른 선수 다 제끼고 일단 팀 공격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C날도를 언급하겠다.
사실 C날도는 지금의 포스가 느껴지기 전에 처음 영입됐던 시즌의 모습을 기억한다. 처음 보는, 머리에는 흰 꼬랑지가 달린 젊은 선수가 베컴의 빈자리를 대신해서 패널티 에어리어 오른쪽까지 돌파한다음 날카롭게 크로스를 올리는데 이걸 헤딩으로 꽂아넣는 반니. 그 모습이 참 인상 깊었는데 크로스가 단순히 빠른 것 외에도 정확하게 반니쪽으로 스핀이 걸려서 날아왔다. 라보나킥도 하고 거침없는 돌파에 1:1을 즐기는 듯한 모습은 어린 선수치곤 확실히 떡잎부터 달랐다.
전에 C날도의 과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아버지를 어린 시절에 잃고서 동네에서 축구를 하면 혼자서 자기보다 나이 많은 녀석들 11명을 다 갖고 놀았다고 한다. 불우했던 가정환경탓에 더 열심히 해서 성공할 수 있다는 점에선 같은 이름의 원조 브라질 호나우두(빈민촌 동네에서 맨발로 축구하며 자랐다고 함)와 비슷한 것 같다. 무회전 킥으로도 유명하고 베컴에 이어 또다른 프리킥 능력을 보여주면서 팀의 7번 자리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아스날 팬으로서도 C날도만큼은 타고난 능력면에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난잡한 사생활은 좀 그런듯... 뚱띵이 호날두도 그렇게 여자를 밝히더니 이 녀석은 젊은 나이에 타고난 외모까지 겸비하여 여자를 대놓고 밝히니 조금 비호감적인 측면도 든다. 하긴 어떤 여자가 이 녀석에게 매력을 느끼지 않으랴... 외모로 유명한 베컴의 자리를 외모와 실력으로 물려받은 녀석이다.
자.. 이번엔 소문난 악동, 루돼지라 불리는 루니를 알아보겠다. 복서 아들답게 타고난 체력 (몸매는 영 아니지만..)을 가졌고 효도르를 연상시키는 축구계의 대표적인 추남이 루니다. 뭐.. 축구는 얼굴로 하는건 아니니깐 상관없지만 미남인 C날도랑 같이 있으면 좀 언밸런스한건 사실이다.ㅋㅋ 일단 루니는 아스날 입장에선 웬수같은 녀석이 아닐 수 없다.
에버튼 시절 아스날을 패배시키는데 일등공신이었던게 이 루니였는데 거기다가 최고의 라이벌팀 맨유로 이적까지 했으니까 사실상 눈엣가시같은 선수나 다름없다. 루니는 에버튼시절보단 확실히 맨유에 오면서 그 잠재력이 극대화된 것 같다. 그 끼를 알아본 퍼거슨이 잘 데려왔는데 폭발적인 드리블과 몸싸움을 즐기는 듯한 모습은 가끔 전성기때 수비 둘 사이로 정면으로 달려들며 무한질주하는 뚱띵이 호나우도를 보는듯하다. 스피드도 있고 요즘은 파워뿐만 아니라 어려운 각도에서도 골을 넣는 모습을 보면 어느새 세계 탑 클래스의 공격수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대표팀에선 클럽에서만큼 화끈한 득점력이 안나온다는게 문제 아닌 문제지..
실상 맨유 공격은 이 두 선수가 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 초반 맨유가 패배하면서 삐그덕거리던 것이 이 두 선수가 빠졌을때였고 두 선수 복귀 이후 맨유가 예전 기량을 되찾기 시작하는걸 보면 확실히 맨유에 있어서 이 젊은 두 선수의 존재감은 엄청나다. 테베즈나 기타 유명 선수들이 쟁쟁하지만 유독 이 두선수만 빠지면 다른 선수들도 화끈한 공격을 못하는 것을 보면 루니-C날도의 존재만으로도 다른 선수들에게는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는게 맨유인 것 같다. 둘의 존재감은 약이 될수도 있지만 앞에서 언급했듯 독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할 것 같다.
이제 마지막으로 아스날 선수에 대해 언급하겠다. 이안 라이트부터 베르캄프까지 생각나는 선수는 너무나 많지만 역시 현재 선수만 언급하도록 하겠다. 수비진은 클리쉬-뚜레-갈라스-사냐로 이루어졌는데 뚜레를 제외하면 수비진은 모두 프렌치다. 03/04시즌 이후 새로운 프렌치커넥션의 탄생인듯...
맨유와 마찬가지로 아스날의 양쪽 수비는 오버래핑 능력이 뛰어나다. 수비능력도 능력이지만 공격 가담능력이 맨유의 에브라, 네빌 못지않다. 그러고보니 프랑스는 엄청난 공격력의 수비진을 보유하고 있군!사냐는 이번 시즌 이적해왔는데 어느새 아스날 공격의 한 축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젊어서 그런지 미들에게 공을 주고 수비 뒷공간으로 돌아나가며 패스를 받아 크로스를 올리는 능력이 가히 놀랍다. 나이도 비슷한 (2년차) 동생 클리쉬와 환상의 날개진을 구축하고 있다.
주장 갈라스는 현재 아스날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노장편에 속하는데 불과 몇년전까지만해도 아스날의 런던 라이벌 첼시 소속이었다. Cashly 콜 (애쉴리 콜)이 첼시로 가고 갈라스는 아스날로 왔는데 이적 후 한참동안 부상으로 활약을 못하다가 최근에서야 앙리의 주장완장을 물려받아서 젊은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재밌는 사실은 갈라스와 앙리는 생년월일이 똑같다!
팀을 위해서 쓴소리를 내뱉기도 하지만 정말 중요한 고비마다 한 골씩 터트리는 걸 보면 어느새 포스를 갖춘 완소주장이 되어가고 있다. 뚜레는 지난 몇년간 아스날에서 엄청난 성장을 하며 수비진의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역시 벵거감독의 안목에 의해서 발탁되고 성장한 선수로 동생 아야 뚜레는 지금 바르샤에서 앙리와 함께 뛰고 있다.
미들진은 주요선수로 흘렙과 로시츠키, 파브레가스가 있겠다. 흘렙과 로시츠키 둘 다 분데스리가에서 이적해왔는데 흘렙은 '분데스리가의 지단'이라 불리던 선수였고 로시츠키는 '필드의 모짜르트'라고 불리는 선수다. 흘렙은 허약해보이는 호리호리한 몸매에 비해 드리블 능력과 쉽게 뺏기지 않는 볼 키핑력을 갖추고 있다. 조국인 벨로루시가 유럽권에서 워낙 약체인 탓에 어찌보면 국대무대에선 많은 활약을 하지 못하는 비운의 스타이다. 벨로루시의 긱스쯤 될까.
로시츠키는 플레이가 상당히 유연하고 우아하다. 체코 출신으로 네드베드의 뒤를 이어 조만간 그도 넘어설수도 있을 것 같다. 독일 월드컵에서 보여준 골들은 득점력 역시 좋다는 것을 증명한다. 스피드 역시 C날도와 경기중 사이드라인에서 달리기로 경쟁해도 뒤쳐지지 않을 정도의 능력을 보여준다. 두 선수 모두 아스날의 상징 패스플레이의 중심에 서 있으며 특히 흘렙은 앙리와 2:1 패스플레이에서 호흡이 잘 맞았다.
파브레가스는 이미 동년배에서는 클래스가 다른 선수다. 어느 누가 세스크를 보고 21살이라고 믿겠는가. 비에이라가 유베로 이적하면서 들어온 이 어린 선수는 어느새 엄청난 시야를 지닌 선수로 성장했다. 바르샤가 배아파할만도 하겠지만 어쨌든 세스크는 이제 아스날의 중심에서 당당히 서있다. 수비뒷공간으로 찔러주는 롱패스부터 짧은 패스까지, 게다가 지난시즌과 달리 이번시즌 초반부터 무서운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은 조금 기세가 줄었지만 유독 골에는 약했던 단점마저 보완하며 완연한 미들로서 자리를 잡았다. 가끔 그의 넓은 시야는 어린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지단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제 끝이 보인다. 공격진이다. 반페르시, 월컷, 아데바요르, 벤트너가 있다. 반페르시와 아데바요르는 이미 오래전부터 앙리와 함께 뛰면서 검증이 끝났다. 다만 이번 시즌 반페르시는 심각한 부상으로 활약을 못하고 있는 반면 아데바요르는 크레이지모드로 앙리의 빈 자리를 훌륭히 메꿔주고있다. C날도와 득점왕 경쟁을 하면서 아직은 2위이지만 이런 페이스라면 1위를 못하란 법은 없다. 물론 미들이면서 공격수보다 골을 더 넣는 C날도 역시 괴물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아데발의 가장 큰 장점은 신체조건. 190이라는 장신의 키에 공중권 경합이 되며 볼키핑과 포스트 플레이가 뛰어나고 (이런건 이동국이 좀 배우고 잘해줘야되는데) 무엇보다 활동량이 엄청나다. 많아야 두 명이 나서는 상대편 진영을 혼자서 다 커버하는 경우도 있다. 큰 기럭지로 카누를 연상시키지만 젊은 나이답게 성큼성큼 전방에서 수비에도 적극 가담한다. 월드컵때 돈에 환장한 녀석들처럼 보였던 토고 대표팀의 한 선수였지만 아스날 이적 후 벵거감독 아래서 대형 스트라이커로 성장하는 선수가 아데발이다.
월컷은 많은 출장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웽거감독이 "예상보다 성장이 느리다"고 언급했지만 충분히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는 선수이고 일단 여친이 끝내주는 미인이다. 이름을 까먹었지만 어린 나이에 금발, 잘록한 허리하며 예쁜 얼굴까지 웬만한 남자라면 호감이 안 갈수가 없는 미인이다... 어쨌든...;;; 벤트너는 역시 어린 나이로 출장기회를 한정적으로 받으면서 이적하겠다는 말도 있었지만 페르시가 빠지면서 출장기회가 늘어났고 최근 중요한 경기에서 꾸준히 득점을 올려주고있다. 193으로 아데발 못지않게 크고 헤딩력이 뛰어나다. 어린 나이니까 성장가능성은 아주 큰 선수다.
여기까지다... 아스날팬이다보니 아스날 주요 선수들은 거의 다 언급했고 맨유는 스콜스나 나니, 안데르송, 박지성 등 많은 선수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맨유경기를 잘 안보기에 괜히 이것저것 언급했다가 얕은 지식만 더 드러날까봐 생략했다. 지난 시즌까지 네이버 게시판에는 소위 "맨유빠"들이 넘쳐났다.
항상 맨유 찬양에 다른 팀들은 갖은 조롱을 해가면서 1위팀이 마치 자기 팀인것마냥 옹호했었는데 이번 시즌 초반 아스날이 무패행진을 계속하고 아스날의 패스플레이와 아름다운 축구에 빠져든 이들이 생겨나면서 오히려 맨빠들을 욕하는 아스날빠들이 더 많이 생기는 현상이 일어났다. 솔직히 게시판을 보면서 아스날만 이유없이 욕하는 무개념들의 글에는 버럭 성질이 나서 받아쳐주고 싶은 생각도 많았지만 초딩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그들에 반응하는 것이 더 어리석은 짓 같아서 무시하기로 했다.
물론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경쟁하는 이외의 것에 대해서 배척하려하는 경향도 있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모욕을 참지 못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런 면에선 충분히 이해할만하다. 스포츠에서 절대 강자는 없다. 누가 최고이고 아니고를 따지는 일 자체가 우스운 것이다. 간단히 비유 아닌 비유를 해볼까? C날도와 카카를 두고 올해의 선수상을 주는것에 대해서 누가 최고냐고 논쟁을 하지만 둘은 엄연히 다르다.
서로 다른 리그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둘 다 서로의 팀에 공헌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드리블에선 C날도가 앞선다고 할수는 있지만 그것도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일뿐 패스나 골 등 다른 것들을 따져본다 해도 결국은 누가 딱히 앞선다고 할 수 없다. C날도가 골을 잘 넣는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앙리의 226골에는 턱없이 미치지도 못하는 것이고 미래에는 C날도가 앙리만큼 득점을 할 수도 있는 일이다. 게다가 둘은 포지션마저 다르다. 그래서 스포츠에선 절대 강자도 없는 법이고 개인을 두고 비교한다는 것 자체도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 들어갈 뿐이다.
맨유와 아스날도 그렇다. 지금까지의 객관적인 스탯만 가지고 두 팀의 우열을 가리기엔 너무나 많은 차이가 있다. 한 예로 지난 시즌 우승한 맨유는 아스날에게 두번 모두 졌고 이론상으로만 따지자면 그런 측면에선 아스날이 앞선다. 아스날이 우승한 시즌에 맨유에게 졌을 경우도 있을테고 다득점이니 뭐니 해서 따져야할것만 수십, 수백가지다. 공통적인 것은 두 팀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의 클럽들이고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서로 경쟁하며 성장해가는 라이벌팀이란 것이다. 글의 제목이야 두 팀의 비교처럼 써놓았지만 결국은 팀별로 설명한 것일뿐이다.
개인적으로 두팀중에서 아스날을 더 좋아하는 것일뿐 라이벌이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비판하고 깎아내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루돼지나 C날도처럼 조금 비하하는듯한 용어를 사용하긴 했지만 그것은 재미를 위해 그렇게 썼던 것이고 결국 두 선수의 실력은 완전히 인정한다. 누가 뭐래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니까. 매뉴판이니 안습날이니 이런 용어 써봐야 반감만 살 뿐이라서 그런 내용은 많이 없애면서 쓰려고 노력했다. 어찌됐든 난 아스날의 웽거감독이 추구하는 "아름다운 축구"가 더 좋아서 아스날 팬이 되었고 그들의 경기를 보고 있으면 지더라도 훌륭한 패스플레이와 조직력에 열광한다.
축구란 사람들이 보면서 즐거워해야하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스포츠이기때문에 오늘도 아스날의 축구를 보는 나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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