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중앙 박물관 관람기
소소한일상 - 일기 2008. 1. 21. 20:12 |2007.01.19
<박물관 전경과 전시관 입구>
방학동안 자격증 공부한다고 독서실만 다니는것도 지겹고 바람도 쐴 겸 12월 말에 제대한 친척동생을 불러내서 국립중앙박물관을 다녀왔다. 몇 달 전에 한번 가보고 싶어서 집도 가까우니까 토요일에 혼자 다녀왔었는데 이번에 겸사겸사해서 한번 더 가기로 했다.
저번에 갔을때는 토요일인데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고 외국인들(특히 일본인들)도 간혹 눈에 띄었는데 이번엔 외국인은 별로 안 보이는 반면에 가족단위 관람객이 넘쳐났다. 매서운 영하의 강추위였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님 손잡고 오는 아이들부터 숙제하러 메모지 들고 다니는 꼬마들까지 지난번과는 너무 상반된 모습이었다.
원래는 블로그에 글 쓸 생각도 아니었고 저번에 갔을때 카메라를 안 가져가는 바람에 좀 아쉬웠던 경험이 있어서 이번엔 사진이나 찍을 겸 디카를 들고 갔는데 사진 다 찍고 집에 와보니까 괜시리 블로그질이 땡겨서 또 끄적이게 된다. 사진은 생각보단 많이 찍었는데 역시 어두운 조명에서 삼각대 없이 촬영하니깐 조금 흐릿한 사진도 많은 것 같다. 이럴때 아니면 내가 전문적으로 사진 찍으러 돌아다닐 기회는 없어서 사진촬영 연습겸 많이 찍게 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기존에 있던 경복궁 근처의 일본식 건물에서 옮겨와서 몇 년전에 완공된걸로 알고 있다. 제대하면 꼭 가봐야지 하고 다짐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자리를 잡고 많은 관람객들이 방문하는걸 보면 시간이 참 빠르다는걸 새삼 느끼게 된다.
가는 길은 간단하다. 1, 4호선이 있는 이촌역에서 내려서 1,2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근데 웃긴게 난 1호선을 타고 가서 내렸는데 2번출구가 아무리 봐도 없는거다. 4호선에서 내리면 2번출구로 나올수 있는데 1호선을 탄 사람들은 1번출구로 나와 몇백미터 걸어서 2번출구쪽까지 향해야하는 부담이 있다.
출구가 좀 웃기게 구성되어있어서 4호선에서 내리는게 편할듯하다. 개찰구때문에 4호선쪽으로 들어가기가 좀 애매하다. 뭐 4호선 갈아타는 길로 들어가면 되겠지만 그렇게 돌아갈바에야 1번출구로 나와서 걸어가는것이 나을듯하다.
<텅스텐등 효과로 찍으니까 원래의 노란 불빛보다 푸르스름한게 이쁘다.>
국립 박물관답게 박물관 부지는 매우 넓다. 박물관 건물 자체도 상당히 크지만 주변 부지에 조그마한 호수(연못인가?)도 있고 하나의 공원처럼 되어있다.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고 들어가는데 성인은 2,000원이다. 정기적으로 특별 전시회가 있는데 이번에는 일반 관람권만 구입해도 무료로 특별전시회를 같이 볼 수 있는듯하다. 이번에 갔을때는 유리건판 궁궐사진전이라는게 하고 있었는데 일반 관람실만 대략 둘러보는데 2시간 정도 걸려서 특별전시회는 보지 않았다. 특별전시회는 왼쪽 건물에서 하고 있고 일반 관람실은 오른쪽 건물에 있다.
<첫번째 사진에서 가운데 모양이 주몽에 나온 삼족오 형태랑 비슷하다.
이게 고구려것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건물은 총 3층으로 이루어져있다. 1층에는 삼국시대부터 구석기, 신석기 시대의 유물과 같은 역사 전반적인 흐름에 따라서 구성이 되어있는데 실상 우리나라 유물로 볼만한 것은 1층밖에 없다는 점이 아쉽다. 2층에는 기증품들이 있는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권의 유물이 전시되어있다.
동남아부터 일본, 한국 유물 등... 그리 많은 종류는 아니다. 전에 신문기사에서도 박물관 규모에 비해 관람할 수 있는 유물이 턱없이 부족하단 글을 읽었던 적이 있는데 확실히 아쉬운 점이다. 특히 외국 유물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많이 안타깝다. 3층을 안 가서 잘 모르겠지만 서양의 유물은 거의 보기가 힘들었으니 우리나라 유물에만 한정되어있다는 점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의 한계가 느껴졌다.
아무래도 국가차원에서 관리를 하는 박물관이다보니 여러가지 배려는 잘 되어있는듯하다. 유물 앞에 가면 자동으로 설명이 나오는 내비게이션과 같은 제품이 있다던지 뭐 각종 편의시설도 나쁘지 않은듯하다. 아이들이 주로 그 내비게이션 비슷한 제품을 들고 잘 돌아다니던데... 외국어도 지원되는걸로 알고 있다. 들어가기 전 카운터에 외국어별 안내 데스크도 있고..
근데 이왕이면 유물마다 일본어도 좀 추가로 해놨으면 싶다. 아무래도 많이 방문하는 사람들은 일본 사람들이니까.. 공간도 많던데 단순히 유물 이름만 적어놓을게 아니라 부가적으로 영어로 유물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으면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방문하는 곳이니깐 외국인에 대한 배려 역시 관광차원에선 중요한 듯 싶다.
<마지막 사씨남정기의 필체는 정말 멋진듯하다.
밑에서 두번째 그림들은 무술을 나타낸건데 삼국지의 그림이 떠오르더라는..>
그런데 아직도 조금 보완해야할 점은 눈에 띄는 것 같다. 박물관 내에 식당이 하나 있긴 한데 가격이 좀 많이 비싸다. 이번에 갔을때는 인산인해로 줄을 서있어서 안 들어갔지만 저번에 갔을때 샌드위치 하나가 4,000원 정도 했었으니 상당히 비쌈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2층에는 사람이 좀 적은 편인데 특히 불교유물 전시관에는 조명이 너무 어둡다. 전기세를 아끼는 차원에서는 참 옳은 선택인듯 하지만 정작 봐야할 유물조차 너무 어둡게 보여서 제대로 관람을 못한다면 박물관 본래의 취지에서는 조금 어긋나지 않나 싶다. 사람들 다니는 공간은 약간 어두워도 공간이 워낙 넓고 밖에서 들어오는 빛이 있으니 괜찮지만 사람들이 보러오는 유물마저 조명을 2분의 1 정도로 낮춰버린다면 그게 무슨 의미인가.
<전체적으로 관람실 내부가 어두워서 셔터스피드 확보에 실패.
금관은 잘 찍고 싶었는데 결국 흔들렸다.>
박물관에서는 삼각대와 플래쉬가 사용 금지이다. 일단 카메라를 갖고 들어갈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그리고 어느 정도 사진 찍어본 사람이라면 알테지만 플래쉬를 터트리면 유리에 반사되서 결국엔 플래쉬를 자연스럽게 끈다. 유리가 없는 비석같은 유물에는 플래쉬를 터트릴 필요가 있지만 뭐 그리 크게 문제가 될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비석에도 플래쉬를 한번 터트려봤는데 별로다.
<첫번째 사진은 잘 나온 사진 중 하나. 보통 흔들림을 방지하기 위해 유리에 카메라를 대고 찍었다.>
이번에도 사진을 찍으면서 느낀거지만 확실히 어두운 곳에서 사진찍는게 젤로 어려운 것 같다. 셔터스피드를 빨리하면 덜 흔들리는 사진이 나오지만 그만큼 사진은 어두워진다. 셔터스피드를 늦추면 사진은 밝게 나오지만 삼각대 없이 손에 들고 찍으면 아무리 떨림이 없는 사람이라도 결국엔 흔들린 사진이 나오고 만다. 그래도 고정되어있는 유물이었으니 망정이지 수족관처럼 어두우면서 움직이는 동물들을 찍을때는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일본에서 수족관 갔을때 사진 찍으면서 느낀거지만 어두운 환경에서 움직이는 사물 찍는건 정말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것 같다. 셔터스피드를 빨리하자니 사진은 어두워지고 늦추자니 동물들의 움직임을 잡을수가 없고...(흘린 사진이 되서 유령처럼 나온다.) 결국 이것도 저것도 아닌 사진이 나오고 마는것이다.스트로보(큰 조명등)을 비추면 밝아져서 좀 괜찮겠지만 유리에 반사되고... 가장 찍기 힘든게 그런 사진인 것 같다.
<이 도자기 사진들은 잘 나온것 같다. 그림자도 대칭이 잘 맞았고..>
<맨 아래 사진은 돌널무덤인가. 여튼 석기시대 무덤이란다.>
<삼국시대에도 유리가 존재했다는게 신기하다>
<맨위는 홍길동전, 맨 아래는 추사 김정희의 필체>
<인물들의 서명이 흥미로웠다. 플래쉬를 안 터트려서 어둡게 나왔지만..>
<윗 사진은 2층에서 지나가다가 구도가 멋져서 찍은 사진>
<아래는 박물관 입구. 반대편이 특별전시실이다>
뭐 결국엔 사진이 주를 이룬 글이 되었지만 길게 쓰는것보다 그냥 보는게 편할듯해서 이만 줄여야겠다. 위에서 언급했던 약간의 불편함만 좀 제거를 하고 전시유물이 좀 다양해졌으면 하는게 개인적인 바램이다. 외국의 유명 박물관은 다 둘러보는데 며칠이 걸린다던데 우리나라는 넉넉잡아 하루 몇시간을 투자하면 다 돌아볼수 있을 정도라서 아쉬움이 남는다. 명색이 국립중앙박물관인데 조금 더 다양하고 관람객들의 눈을 끌 수 있는 유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넓은 공간에 비해 뭔가 허전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박물관 관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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