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플리카룸에 다녀오다
소소한일상 - 일기 2007. 12. 31. 08:39 |2007.12.28
기말고사가 끝나기 전부터 레플리카룸에 한번 구경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학교 친구 민원이에게 이야기를 꺼냈다. 워낙 축구를 좋아하는지라 레플에도 관심이 많은 이 기특한 친구는 선뜻 응해주었고 나중에는 강민이형도 동참하겠다고 답변을 주었다. 후덜덜했던 무기화학 시험을 끝으로 기말시험이 모두 끝나고 대학교 3학년의 마지막 방학을 맞았다.
서로의 사정으로 미루다가 날 잡아서 금요일(28日)에 다녀오기로 했다. 전날 미리 레플룸 홈페이지 (http://www.replicaroom.com/)에 들러 약도를 적어놓고 아스날 팬사이트 하이버리에서도 다녀온 사람이 있냐고 글을 올린 결과 "생각보다 작은 규모에 주인들은 위닝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한다"라는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어차피 레플도 많이 보고 싶었고 또 레플 판매 사이트로는 한국에서 인지도가 제법 먹어주는(?) 레플룸에 직접 가는데 의의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찾았는데... 막상 당일날 나오다가 보니 약도를 놓고 나온 것이었다!!
한번 검색했을때 지도 그리면서 대충 기억했으니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석촌역에서 친구를 만나 7번출구로 나온것까진 좋았는데...
<레플리카룸 약도>
내가 기억해낸 머릿속의 약도에서 백제고분 지하차도는 없었다... 막상 나와보니 아래로 뻥 뚫린 지하차도는 있는데 지도에서처럼 단순하게 일자로 쭉 가면 되는 구조가 아닌 것이다. 지상에는 이상한 담벽이 길을 막고 있고 지하차도 위쪽으로는 U턴해서 돌아오는 길뿐... 막막했다. 민원이랑 강민형이 보고 있는데 솔직히 내가 가자고 해놓고 당사자가 길을 헤메니... 결국 담벽까지 가서 U턴하고 결국 원점(버스정류장)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확실히 기억난건 버스정류장에서 몇번 버스인가를 타면 한 정거장이라는 사실과 주유소 앞에서 내려서 반대편 차도에 위치한 편의점 뒤쪽이라는 사실. 날씨도 꾸리꾸리한 상태에서 미안한 마음에 노선도를 살펴보니 버스정류장에 나와있는 버스는 단 3대. 그리고 다음 정거장은 모두 동일했다. 일단 좋다! 가보자! 그렇게 지하차도를 지나한정거장 건너 뛰니 주유소가 보인다.(하나님, 감사합니다!) 드디어 약도대로 나오는구나~
딱 내리고보니 반대편에 편의점 하나 보이고 (아싸!) 잽싸게 육교를 건너갔다. 편의점 뒤로 가보니 좁은 골목 양쪽에 조그마한 빌딩이 두 개가 있는데 편의점 뒤쪽의 빌딩을 택해서 한번 올라가봤다. 3층에 보니"유로스포츠"라고 적혀진 간판 옆 살짝 열어진 문틈 사이로 보이는 레플리카 옷걸이들...ㅋㅋ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리 크지 않은 사무실에 왼쪽에는 찬장과 사무용 책상이 있고 정면에는 축구경기가 나오는 조그마한 TV (레플룸답다~) 오른쪽으론 레플들이 여러개의 일자 옷걸이에 나뉘어 나란히 줄을 서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직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르바이트 정도로 보이는 20대 직원분 한 명이 수많은 레플들 사이에 혼자 쓸쓸히 있었다.
일단 내가 봐뒀던 제품은 이것이다. AC 밀란 스웨트 탑... 우연히 간만에 들어갔던 두사커에서 Feel 제대로 꽂혀서 질렀다. 두사커에서 52000원이었는데 기간할인에 1%할인까지 하니까 한 4만원 후반대로 결제가 됐다가 (다른 곳은 대략 58000~62000원선..) 난데없이 품절되어서 카드 취소해드리겠다는 문자를 받고 좌절했던 제품이다.
다른 곳을 뒤져봐도 두사커만한 곳이 없기에 좌절하고 있었는데 (만원정도 차이 날 바에야 안 사고 만다는 생각에..) 레플룸에는 55000원에 사이즈까지 딱 있었다. 그냥 구경만 하기도 조금 뻘줌하기도 해서 대뜸 이 제품 있냐고 물어봤더니 심드렁한 표정으로 꺼내주는데 95를 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작은 옷이나 딱 맞는 옷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라서 더 큰걸 달라고 했더니 또 묵묵히 105를 꺼내준다...(태도가 맘에 안들었음 -..ㅡ^)
<아스날 06-07 어웨이 레플 져지>
힘겹게 카드결제를 하고...(이번달 카드비 많이 나가네..) 본격적으로 민원이랑 강민이형이랑 얘기를 하면서 옷걸이를 뒤져보기 시작했다. 보니깐 리그별로 레플을 걸어놨던데 정말 레플 천국이었다. 그 중에서도 EPL 옷걸이 맨 앞에 걸려있는 아스날 어웨이 반팔져지!!! 아스날팬답게 뿌듯함이 몰려오는...ㅋㅋ 아스날 어웨이 져지를 보다가 백넘버 아래쪽에 EPL을 상징하는사자가 아닌 아스날 로고가 들어간 제품이 있었다. 민원이랑 서로 "왜 아스날 로고가 들어갔지?" 하면서 궁금해 하던 찰나 조용히 들려오는 직원의 말. "그건 챔스용이에요....."
그렇다. 왜 그 생각을 못했지? 서로 바보같다는 생각을 하며 어이없게 웃고 말았다.강민이형은 아스날 미드필드 자켓을 입고 갔는데 (아스날 팬은 아니지만) 어웨이 긴팔이랑 (긴팔은 현재 품절) 써드에 관심이 있는듯하다. 그리고 떡하니 앞에 나와있던 이태리 우븐 자켓 이쁘다고 칭찬을 계속 하던데 돈만 있으면 지를듯한 태세였다..



맨유를 좋아하는 민원이도 이것저것 뒤져보던데 나도 마찬가지지만 좋은 구경 많이 한 듯... 나는 헬스할때나 간단하게 축구할때 입을 티(땀날때 입을거)를 예전부터 봤었는데 아스날 제품은 위의 두 제품이다. 다른데서는 기본 52000원정도 하는데 레플룸만 할인해서 35000원이다. 같은 디자인으로 바르샤것도 있는데 일단 서포팅 클럽인 아스날을 위주로 보다보니 이 제품들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앞에 있는 스폰서 로고 Fly Emirates가 상당히 깬다... 저것만 없으면 (차라리 O2던지..) 깔끔하고 예쁠텐데... 바르샤는 스폰서 로고가 없더라.


뭐 일단 이렇게 열심히 레플구경을 하다 왔는데 집이 가까우면 오프라인 구입도 참 괜찮은것 같다. 직원만 좀 친절하면 좋으련만 그 무덤덤한 직원은 사람을 좀 뻘줌하게 만든 감이 있다. 레플이 널려있으니까 솔직히 갖고 싶은 마음 많이 들었다. 일단 그 많은 레플들을 구경한데 의미를 두려고 하는데 촘촘히 걸려있어서 많은 제품들을 보진 못했다. 워낙 많은 탓도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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