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의 일기다. 벌써 호주로 떠난 것도 1년이 넘었구나. 그 사이 많은 경험을 하고 돌아와서 이제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새삼 실감이 난다. 6월에 귀국해서 7월 토익인줄 알고 신청했는데 6월 토익이 신청되는 바람에 귀국 1주일만에 토익을 보고, OPIC을 따기 위해서 학원을 다니고 영어회화 수업까지 들었다. 외국 좀 다녀왔다고 외국 사람이 사귀고 싶어 펜팔사이트를 기웃거리며 장문의 편지를 주고 받기를 수백차례 하기도 하고.. 영어 쓰기는 분명 향상이 되긴 했다. 그러면서 어느새 3개월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이제서야 이력서를 이곳저곳 허둥지둥 내는 것을 보면 그동안 무엇을 한건지... 가끔은 날려먹은 듯한 3개월이 아까울때가 있다. 뭐.. 다 내 실천력이 떨어지는 이유지만. 이력서와 자소서, 면접대비를 비롯한 실질적인 취업에 대한 준비는 거의 안 해버려서 "시간 참 못 쓰고 있구나"라는 후회가 이만저만 드는 것이 아니다. 언제부턴가 매우 게으른 사람으로 변모해가고 있다.


최근에 영어스터디를 시작했다. 취업활동의 일환이긴 하지만 새로운 사람들도 좀 만나보고 싶었고 외국인은 없다지만 조금 자신감있게 영어를 한 주에 한 번이라도 써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주말을 무의미하게 날려먹기보단 이렇게 뭐라도 하는게 나에 대한 채찍질도 될 것 같아서..

처음에 토요일 회화 그룹 스터디를 보고 메일을 보냈는데 이틀 정도 답장이 없어서 일요일 스터디를 따로 잡았다. 그런데 뒤늦게 연락이 와서 그냥 아싸리 두 개 다 해보기로 했다. 간접 비교도 될 것 같고... 

학원비가 한달에 13만원인데 10번 수업이니까 하루에 13,000원 꼴이다. 
100분이니까 130 X 60=7,800원. 즉 한시간에 8천원 정도의 수업비란 셈이다.

스터디의 경우는 보통 2시간 반에서 3시간 정도 하는데 장소 대여비로 5,000~5,500원 정도 한다. 민토 같은 경우는 먹을 것도 준다. 시간당 1,700원 정도니까 외국인 강사 수업료를 제한다 치더라도 먹을 것이 있으니 어찌보면 더 효율적이다. 

난생 처음 스터디를 했는데 "왜 이걸 학교다닐때 해보지 못했을까?"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다. 사람도 사귈 수 있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었는데 조금만 더 찾아보려 노력했으면 분명 지금보다 영어회화도 좀 더 나았을지 모르겠다. 인간관계도 더 좋아졌을지도.. 대부분이 대학 졸업반이나 직장인, 사실 대학 1,2학년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어찌보면 그런 비슷한 연령대와 상황들이 더 공감대를 쉽게 형성하게 만드는 요인인지도 모르겠다.

토요 스터디의 경우 민토에서 했고 (민토 많이 들어봤는데 가본건 처음이다;; 신촌은 워낙 자주 안 가는 동네라) 처음 갔는데 제법 새로운 멤버가 많아서 부담감은 덜했다. 스터디란 것 자체가 디파짓을 걸거나 벌금이 없으면 원래 자주 멤버가 바뀌고 안 나오는 경우도 많아서 고정 멤버가 별로 없는 특성이 있긴 하다. 근데 개인 스케줄에 따라 약간은 유동성이 있는 것이 좋아보일 때도 있다. 일단 토요 스터디는 그런대로 멤버들 회화 수준이 중간 이상은 되서 레벨이 꽤 잘 맞았던 것 같다.

일요 스터디의 경우 강남이었는데 한달치 예약비 2만원을 선불하고 나가는 방식이다. 스케줄 조정을 처음 2만원 낼 때 한 번밖에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약간 유동성이 덜했다. 그래도 돈 낸게 아까워서라도 결석 안 하고 나가게 될 것 같다. 딱히 주는 간식은 없고 그냥 차 종류만 있다. 뭐.. 어쨌든. 멤버들의 수준은 토요스터디보다 낮았다. 정말로 단어만 나열할 줄 아는 生초보도 있어서 좀 놀랐다. 내가 아무리 영어를 말한들 상대방이 알아듣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답답한 상황이 자주 연출되기도 한다...;; 근데 사람들은 좋아보여서 일단 인간관계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만족한다.

여튼... 취업 후에도 계속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회사가 어디있느냐에 달렸다) 가능하면 꾸준히 하고 싶다. 여러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기회니까..

Posted by [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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