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6월 18일 - Stresss....
소소한일상 - 일기 2009. 6. 18. 21:48 |
생각치도 않았던 일을 맡게 되었다. 고작 알바면서 일은 계약직이나 하는 사무일을 맡은 것이다. 애초에 내가 사무직으로 알바를 시작했다면 모르겠지만 창고지기에서 사무직으로 신분 상승(?)을 하는 기회를 맞았다.
원래 있던 형이 공무원 준비로 일을 관두면서 급작스레 내가 맡게되어 단 3일 정도만에 인수인계를 끝냈다.
아무리 경기가 안좋아서 정규직 채용을 안한다지만 특히나 비영리기업인 적십자도 인력감축때문에 알바 이상은 뽑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 사무직으로 보직변경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월급, 아니 시급제는 여전하다. 급여인상은 애초에 기대하기도 힘들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만 가중되고 있는 요즘이다.
차라리 몸으로 뛰는 창고지기일때는 전화를 안받으니 속이라도 편했지... 뭐, 카운터에 있을때도 자주 전화를 받았지만 그땐 내가 적당히 필터링 하다가 안되면 전화를 돌려줄 수 있는 "사무직 형"이란 보루가 있었다.
원래 있던 형이 공무원 준비로 일을 관두면서 급작스레 내가 맡게되어 단 3일 정도만에 인수인계를 끝냈다.
아무리 경기가 안좋아서 정규직 채용을 안한다지만 특히나 비영리기업인 적십자도 인력감축때문에 알바 이상은 뽑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 사무직으로 보직변경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월급, 아니 시급제는 여전하다. 급여인상은 애초에 기대하기도 힘들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만 가중되고 있는 요즘이다.
차라리 몸으로 뛰는 창고지기일때는 전화를 안받으니 속이라도 편했지... 뭐, 카운터에 있을때도 자주 전화를 받았지만 그땐 내가 적당히 필터링 하다가 안되면 전화를 돌려줄 수 있는 "사무직 형"이란 보루가 있었다.
<뭐든 부셔버리고 싶은 마음>
애초에 창고에서 알바를 같이하던 형들 두 명 중에 한 명은 복학을 위해 떠났고 남아있는 형도 이번주가 마지막이다. 2주 뒤부터는 다른쪽 부서에서 1년짜리 계약직 알바를 시작하겠지만...
남자만 6명이던 사무실에서 이미 두 명이 나갔다. 거기에 다음주엔 한명이 나간다. 간식을 먹어도 예전같은 편안함과 수다가 없어졌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던가. 두 명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더 큰 문제는 그 빈 자리를 더 이상 메꾸려고 하지 않는다는 사실. 알바 한명으로 뽕을 뽑을듯한 느낌이다. 월급도 안오르는데 저비용 고효율 유닛인가 나는...
만약 하나 남은 공익 친구마저 휴가를 내버리게 된다면 머지않아 혼자서
1. 아침에 출근해서 창고열고
2. 정수기 고인 물버리고 매장 청소하고
3. 커피포트랑 가습기 물 갈고
4. 전화받고
5. 매장 손님 받고
6. 주문서 뽑고
7. 전산입력하고
8. 창고에서 홀로 물건 포장해서
9. 송장뽑아 붙이고
10. 택배차에 물건 실어주고
11. 사무실 정리하는
멀티플레이, 즉, 최악의 사태도 일어나게 될 것 같다. 문제는 이게 현실성이 있다는 것...;
그나저나 이제 사무일을 보기 시작한지 한달여... 사실 인수인계한 이후 며칠은 괜찮았다. 별로 말썽도 없었고 전산상 프로그램에서 입력하는게 몇번 실수가 있었지만 나중에라도 고칠수 있는 부분이었고 "아직 인수인계한지 얼마 안되서 미숙할 수도 있을 것이다"라는 암묵적인 면죄부도 있었다.
# 사건 일지 1
그런데 최근, 이런저런 사건이 터지고 있다. 대량 주문이 있었는데 내가 미처 신경을 못 쓰고 제때 물건을 발송할 수 없을거라는 양해의 전화를 못했던 것이다. 뭐.. 내 실수로 시간 내에 제품을 생산할 수 없다는 기본적인 양해도 못 구한게 컸다. 며칠 전에 전화라도 한 통 해놓았으면 최소한 빠져나갈 구실은 찾을 수 있었을텐데..
전화 온 사람은 지금까지 상대해본 아줌마들 중 乃 (엄지손가락 - 최고) 전투게이지 만땅이다.
절대로 물러섬이 없다.
이 아줌마... 당장 행사가 내일 모레인데 자기 행사 망칠거냐면서 딴거 필요없고 무조건 물건을 만들어내란다. 거래처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대량생산을 짧은 시일내에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난색을 표했고 거래처와 고객 사이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소장님과 회계보는 형. 갈수록 나는 위축되고 키보드 치는 소리도 내기 힘들정도로 숨막히는 분위기다.
뭐.. 어찌어찌해서 적십자 로고 인쇄가 안된 제품으로 물건부터 발송했는데 공장에서 아줌마 집으로 직발송이라서 아마 모르긴 몰라도 배송비 꽤 들었을거다. 원래대로 물건이 충분히 있었더라면 간단하게 택배 박스 두 세개로 끝날 일이었는데 말이다. 덕분에 난 수많은 핀잔과 질타를 들어야만 했다. 이미 적응기라는 면죄부는 끝난지 오래고..
그런데 최근, 이런저런 사건이 터지고 있다. 대량 주문이 있었는데 내가 미처 신경을 못 쓰고 제때 물건을 발송할 수 없을거라는 양해의 전화를 못했던 것이다. 뭐.. 내 실수로 시간 내에 제품을 생산할 수 없다는 기본적인 양해도 못 구한게 컸다. 며칠 전에 전화라도 한 통 해놓았으면 최소한 빠져나갈 구실은 찾을 수 있었을텐데..
전화 온 사람은 지금까지 상대해본 아줌마들 중 乃 (엄지손가락 - 최고) 전투게이지 만땅이다.
절대로 물러섬이 없다.
이 아줌마... 당장 행사가 내일 모레인데 자기 행사 망칠거냐면서 딴거 필요없고 무조건 물건을 만들어내란다. 거래처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대량생산을 짧은 시일내에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난색을 표했고 거래처와 고객 사이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소장님과 회계보는 형. 갈수록 나는 위축되고 키보드 치는 소리도 내기 힘들정도로 숨막히는 분위기다.
뭐.. 어찌어찌해서 적십자 로고 인쇄가 안된 제품으로 물건부터 발송했는데 공장에서 아줌마 집으로 직발송이라서 아마 모르긴 몰라도 배송비 꽤 들었을거다. 원래대로 물건이 충분히 있었더라면 간단하게 택배 박스 두 세개로 끝날 일이었는데 말이다. 덕분에 난 수많은 핀잔과 질타를 들어야만 했다. 이미 적응기라는 면죄부는 끝난지 오래고..
# 사건 일지 2
큰 사건을 넘긴 다음주, 즉 이번주가 됐다. 자라목처럼 쑥 들어가서 기도 펴지 못하고 눈치만 봐야했던 지난주와 달리 이번주는 그런대로 움츠러든 목을 펴고 있었다. 뭐든지 한번 했던 실수를 두번 되풀이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법이다.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다르다. 사무직을 보면서 창고에서 물건 싸는 일은 거의 안하는 나. 제주도쪽 지사에서 물건을 주문한게 있었다. 책을 3가지 주문했었는데 1가지가 재고부족이었다. 일단 없는 책은 나중에 보내기로 했다는 공익 친구를 말리면서 "혹시 모르니 일단 있는대로 보내고 추가발송하자"고 설득했다.
(이미 전에도 많이 겪어본 케이스라서 이럴땐 있는 거라도 보내놓는게 아예 안보내는것보단 낫다는 것을 터득하고 있었다.)
하루가 지났을까. 전화가 왔는데 3가지 주문한 책중에서 재고가 부족했던 책만 도착을 했단다. 나로서는 보내자고 했던 책에 대한 기억만 있을뿐 포장을 안했으니 다른 책은 기억이 없다. 마침 공익 친구는 병가로 휴가를 내고 있었는데 전화도 안받는다.
근데 뜬금없이 다른 지사에서 시키지도 않은 책이 도착했다고 한다. 별 생각없이 그러면 반품해주시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옆에 있던 형이 "그러면 주소를 잘못보낸거다"라며 핀잔을 준다. 생각해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고 없어진 책과 수량도 일치한다...;;;;
비록 내 실수는 아니지만 소장님께 직접 보고드려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내 역할. 저번 사건때보단 욕을 덜 먹었지만 그런 배송상의 실수를 말씀드린다는 것 자체가 좌불안석이다. 택배비 3천원이면 해결될 문제가 또다시 "퀵발송"이라는 수십배의 손실로 돌아온다. 택배회사는 당일 항공발송이 안된다고 하고 우체국 택배는 당일특급이 10시쯤에는 접수되어야 항공으로 발송된다고 한다. 당시 시각 3시..;;;
피눈물나는 배송비. 게다가 물건도 무겁기 짝이 없는 책 두 박스에 무려 제주도다!!! 제주도가 이렇게 싫었던 적이 있을까. 김포공항까지 2만원에 항공비까지 콤보로 들어가는 퀵발송. 대략 5만원 가량 깨진걸로 기억한다. 물론 내가 내진 않았고 회사에서 부담한다.
큰 사건을 넘긴 다음주, 즉 이번주가 됐다. 자라목처럼 쑥 들어가서 기도 펴지 못하고 눈치만 봐야했던 지난주와 달리 이번주는 그런대로 움츠러든 목을 펴고 있었다. 뭐든지 한번 했던 실수를 두번 되풀이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법이다.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다르다. 사무직을 보면서 창고에서 물건 싸는 일은 거의 안하는 나. 제주도쪽 지사에서 물건을 주문한게 있었다. 책을 3가지 주문했었는데 1가지가 재고부족이었다. 일단 없는 책은 나중에 보내기로 했다는 공익 친구를 말리면서 "혹시 모르니 일단 있는대로 보내고 추가발송하자"고 설득했다.
(이미 전에도 많이 겪어본 케이스라서 이럴땐 있는 거라도 보내놓는게 아예 안보내는것보단 낫다는 것을 터득하고 있었다.)
하루가 지났을까. 전화가 왔는데 3가지 주문한 책중에서 재고가 부족했던 책만 도착을 했단다. 나로서는 보내자고 했던 책에 대한 기억만 있을뿐 포장을 안했으니 다른 책은 기억이 없다. 마침 공익 친구는 병가로 휴가를 내고 있었는데 전화도 안받는다.
근데 뜬금없이 다른 지사에서 시키지도 않은 책이 도착했다고 한다. 별 생각없이 그러면 반품해주시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옆에 있던 형이 "그러면 주소를 잘못보낸거다"라며 핀잔을 준다. 생각해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고 없어진 책과 수량도 일치한다...;;;;
비록 내 실수는 아니지만 소장님께 직접 보고드려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내 역할. 저번 사건때보단 욕을 덜 먹었지만 그런 배송상의 실수를 말씀드린다는 것 자체가 좌불안석이다. 택배비 3천원이면 해결될 문제가 또다시 "퀵발송"이라는 수십배의 손실로 돌아온다. 택배회사는 당일 항공발송이 안된다고 하고 우체국 택배는 당일특급이 10시쯤에는 접수되어야 항공으로 발송된다고 한다. 당시 시각 3시..;;;
<택배차로는 육상으로 갈 수 없는 그 곳, 제주도 ㅜ.ㅜ>
피눈물나는 배송비. 게다가 물건도 무겁기 짝이 없는 책 두 박스에 무려 제주도다!!! 제주도가 이렇게 싫었던 적이 있을까. 김포공항까지 2만원에 항공비까지 콤보로 들어가는 퀵발송. 대략 5만원 가량 깨진걸로 기억한다. 물론 내가 내진 않았고 회사에서 부담한다.
뭐 단기간에 이런 사건들이 연이어 터져버린데다가 걸핏하면 재고와 창고에 대해서 묻는 소장님때문에 내 머리통은 깨질듯하다. 하나를 신경쓰다보면 다른일이 생기고 이거 처리하다보면 다른걸 처리해달라고 전화벨이 울린다. 이래서 사무직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하던가. 금요일 퇴근 시간만 되면 술마시러 가자고 외치던, 지금은 나에게 인수인계를 마친 그 형이 떠오른다. 이제는 왜 그랬는지 이해할수도 있다..ㅠㅠ
무언가를 맡는다는 것은 이래서 힘든 것이다. "책임"이란 두 글자만큼 무거운 단어가 있을까.
내가 실수를 하건, 타인의 실수를 내가 처리해야하건, 결국은 내가 책임져야한다는 사실.
받아들여야하지만 쉽게 받아들이기도, 해결하기도 어려운 문제다.
때려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던 지난주와 이번주의 사건들... 같은 실수를 두번 되풀이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된 계기이고 누구나 실수, 혹은 실패 후에 더 성장한다는 말들을 곱씹으며 자신을 달래보지만 아직까지는 그걸 받아들이기에 나는 준비가 안된것 같다.
오늘의 푸념은 여기까지... (젠장, 길어졌네 ㅡ.ㅡ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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