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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북을 구입했다. 사실 당장 필요해서라기보단 얼마 후 출국을 대비해서 샀다.
처음엔 아수스 Eeepc 1000H를 사려고 했었다. 친구랑 용산에 가서 실제로 보기도 했었는데 막상 가보니까 배터리 용량을 늘린 차기 버전들이 많이 나와있었다.

예산을 50만원 정도로 잡고 있었기때문에 65-70만원에 육박하는 삼성 넷북들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
아수스 Eeepc 1000H 모델은 오른쪽 시프트가 콩알만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었지만 내 예산으로 살 수 있는 새 넷북은 그 모델뿐이었다. 그리고 넷북의 사양을 전부 훑어봤는데 브랜드와 외관 차이를 제외하곤 스펙이 전부 같다. 결국 브랜드 이름값의 차이일뿐이다. 그래서 아수스 제품이 싸지만 오른쪽 시프트와 배터리 용량이 개선된 차기버전은 가격이 삼성 넷북과 얼추 비슷해졌다.

친구는 그래도 A/S를 생각하면 전세계적 네트워크가 구축된 삼성이 낫지 않겠냐고 충고를 한다. 뭐 나도 그걸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1년 안에 고장이 얼마나 날까 싶기도 하고 용산을 다녀온 다음엔 가격때문에 대충 아수스 넷북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생각난 것이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였다. 최다 회원수를 자랑하는 카페답게 중고제품이 많이 올라와 있었다. 며칠을 기웃거려보니 삼성 NC10 제품이 대략 50~6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거 솔깃한데~ 액세서리가 여러가지 포함된 제품일수록 가격이 올라가는것은 당연한 것. 하지만 쓸데없는 파우치까지 포함해서 비싼 가격을 주고 살 이유는 내게 없었다. 50만원 초반으로 끝장을 보리라...

한 가지 불안요소가 있었다면 그동안 내가 중고거래를 해본적이 없다는 것. 게다가 이번엔 소액도 아닌 50만원 가량 되는 거금이었다. 직거래와 안전거래가 있었는데 택배거래로 사기당한 사람도 있다고 하고 직거래도 마냥 안전하다고도 볼 수 없는 상황인지라 많은 생각이 필요했다. 매물들은 올라오는데 딱히 눈에 들어오는 제품들은 없었다. 이왕 사는거면 액정필름에 외부 보호필름까지 있으면 좋으련만 그런게 있는 제품들은 55만원을 훌쩍 넘겨버리니...

그래도 가장 우선순위를 둔 것은 2기가 램 업그레이드 제품이었다. 1기가 제품을 2기가로 업그레이드하자면 3만원가량 깨지는 것은 물론이고 교체한 1기가 램은 쓸모가 없어진다. 고만고만한 스펙인 넷북의 특성상 1기가 램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도 없지 않기에 램 업그레이드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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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탑 17인치, 동생 노트북 14.1인치, 넷북 10인치 삼총사>

며칠을 둘러보다가 55만원쯤에 그런대로 괜찮은 스펙의 제품이 올라왔다. 단점은 판매자가 인천인데 계속 자기쪽으로 와서 거래하기를 원한다는 것... 인천 초입도 아닌 문학경기장을 넘어가는 완전 인천노선 끝자락에 있는 동네였다. 내가 직장때문에 당장은 거래가 힘들것 같고 다음 주말에 한번 봤으면 한다고 쪽지를 보냈다.

일단 킵해두고서 팔리면 연락 주겠다는 판매자. 혹시 몰라서 인터넷 게시물도 캡쳐뜨고 그사람의 싸이까지 찾아내서 캡쳐떴다..;; (불안감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며칠뒤에 팔렸다는 쪽지가 날라온걸 보고서 캡쳐사진을 모두 삭제... 다시 서치를 시작했다.

이번엔 방법을 좀 바꿔서 넷북 카페에 가입했다. 넷북 카페에도 중고장터같은게 있으니까 나름대로 유용하다. 비록 중고나라만큼 거래량이 많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다. 마음에도 없는 게시물 작성과 출첵까지 해가면서 중고게시판에 들어가려고 등업을 위해 노력했다..;; 놀라운 것은 40만원대에도 풀세트로 구입했었다는 주인장의 말... 내 눈은 50만원대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45-6만원에 거래도 된다니 놀라울 뿐이었다. 눈을 좀 더 높여야하는건가.




그러던 어느날, 회사에서 점심시간 모두 나가고 혼자 사무실에서 웹서핑을 하다가 넷북 카페에 글이 하나 올라왔다. NC10 제품인데 2기가 램 업그레이드 제품이 무려 46만원!!! 조회수도 3 정도밖에 안되는데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문자쳐서 구매의사를 내비쳤다. 내일 거래 어떤가 했더니 급전이 필요해서 오늘 거래하고 싶다는 판매자. 용산이라고 하니 그냥 콜~ 쳤다.

회사 끝나고 친구녀석과 용산역에서 기다리다가 거래를 했는데 생각보다 선한 인상의 판매자는 선뜻 차비도 에누리해주셨다. 비록 액정필름이나 보호필름 등 액세서리는 없지만 풀박스에 외관도 괜찮았고 키스킨 하나도 얻었다. 첫 거래 치곤 만족스럽게 돌아올 수 있었다.


물건을 받고 집에와서 보니 뭔가 좀 허전한 느낌이 없질 않다. 이왕 쓰는거면 조심해서 써야하니 외관 보호필름을 살까 생각하다가 하부까지 커버가 가능한 크리스탈 케이스를 사기로 했다. 보호필름이 케이스보다 더 비싸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무료배송을 찾아 헤맨 끝에 18,000원 정도에 G2C 케이스를 구입했다.

제품설명용 이미지에서는 막 휘던데 직접 받아서 휘어보니 그만큼 휘다간 부러질 것 같아 겁나서 못하겠다. 얼추 끝자락에 걸치는 부분부터 끼운다음 살포시 눌러주니 쉽게 껴진다. 어떤 사람은 그걸 못껴서 제품에 기스만 냈다고 하던데 살짝 머리만 쓰면 끼는건 쉽다.

끼우고 나니 이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 애초에 발열도 별로 없는 제품인지라 외부에 뭘 끼운다고 문제될 제품은 아닌듯.. 배터리를 자꾸 갈아끼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보통 전원케이블과 연결해서 사용하고 충전하니 굳이 케이스를 뺄 일은 없을 것 같다.

예산보다 싸게 구입한 넷북, 생각보단 액정이 작고 배터리 무게도 꽤 나가지만 (1.14kg은 절대 아닌듯...) 만족스럽다~
Posted by [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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