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본 일본영화들 <2>
되돌아보기 - 리뷰/국내외영화 2008. 12. 18. 12:33 |아마도 일본 드라마 "히어로"를 재밌게 본 사람이라면 영화 역시 재밌었다고 평가할 것 같다. 개인적으론 드라마 "히어로" 자체를 그닥 재밌게 보진 않아서 이 영화도 그냥 "볼 만 했다" 정도로 말할 수 있을듯...
내가 좋아하는 이병헌님이 한국 검사로 까메오 출연했고 스토리 전개상 한국의 부산으로 로케이션을 잡은 것 자체만으로 많은 홍보가 된 것 같다. 청국장 이야기도 좀 나오고..ㅋㅋ 일본 드라마 역대 시청률 1위인 "히어로" 답게 일본에서 영화로 나왔을때도 엄청난 흥행을 한 것 같지만 우리나라에선 글쎄..
이걸 홍보하러 PIFF(부산국제영화제)에 참가했던 키무라 타쿠야는 흥행제조기답게 언론에 대한 인터뷰 자체도 상당히 능숙해보였다. 한국 스타들의 몸 만들기에 대해서 "배용준만큼 몸짱이 될 자신은 없다"고 센스있게 받아치는 것 등등.. 일본을 대표하는 스타다운 포스가 느껴졌다. 어려보이고 맑고 천진난만한듯 하면서도 때로는 상당한 카리스마를 내뿜는 타쿠야의 눈. 저것이 대스타가 된 그만의 무기는 아니었을까..
근데 매회마다 한 사건으로 끊어져서 전체적으로 큰 틀 속에서 이어지는 스토리가 나오지 못했던 드라마와는 달리 영화는 딱 한편으로 끝나니까 오히려 에피 하나하나에 중점을 두는 추리 수사물 특성상 "히어로"는 영화쪽에 더 잘 맞지 않나 싶다.
12. 비밀 (히로스에 료코, 고바야시 가오루. 1999)
내가 본 첫번째 일본영화다. 처음으로 본 일본영화치곤 소개가 상당히 늦어버렸네. 논산 훈련소 5주 훈련을 마치고 전남 장성의 상무대 화학교로 후반기 교육을 갔을때 봤던 영화. 그 당시까지 일본영화에 대해 무작정 "안좋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생각이 많이 바꼈다. 어찌보면 그땐 "일본 것"이란 인식 자체가 싫었는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에 가서 반전이 있는 스토리인데 제대하고 다시 한번 보니까 이제 확실히 내용을 알 것 같다. 다시봐도 참 재밌고 아름다운 영화다. 딸의 몸속으로 엄마의 영혼이 들어가서 일어나는 이야기들. 소재 자체도 상당히 참신하다. 딸의 몸과 엄마의 영혼이라는 두 가지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정말 코믹하다.
13. 허니와 클로버(아오이 유우. 2006)
쓰다보니 싸이에도 적었던 영화들이 튀어나오는구나..;; 뭐 이건 역시 "아오이 유우"라는 배우를 보려고 선택한 영화인데 드라마로 보다가 포기한 영화다. 드라마는 "나루미 리코"가 나와서 보기 시작했는데 스토리가 너무 지루해서 관뒀다... 특이한 미술천재 소녀에 대한 이야기다.
그냥 청춘에 관련된 영화인데 썩 내용은 별로였던... 영화나 드라마나 지루하긴 마찬가지였다. 다른 점이라면 영화는 단편이었다는 것 뿐.
14. 냉정과 열정 사이 (타케노우치 유타카, 진혜림. 2001)
음.. 이것도 싸이에 적었던거네. 그냥 붙여넣기 해야겠다 ㅋ
끝까지 다 봤지만 조금은 어려운 영화다. 아직까지도 어떤 의미에서 "냉정과 열정사이"라는 제목이 붙었는지 난해할 정도니까. 옛사랑을 두고 겉으로는 차갑고 냉정해지려고 하지만 가슴속에는 그 사람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여자. 이것때문에 그러한 제목이 붙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생각은 해보지만 답은 모르겠다.
여배우가 자꾸 일어보다 영어를 써서 의아했는데 알고보니 중국배우였다. 남자는 루리의 섬에서도 봤던 일본배우인데... 두번 모두 조용한 이미지가 풍기는 역할을 한 배우다. 그 분위기가 잘 맞는듯..
아무래도 이 영화는 내용의 재미보다는 예술성에 점수를 주고 싶다. 잔잔한 음악과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특유의 아름다운 영상이 펼쳐진다. 아무래도 나중에 책을 읽어봐야 어떤 의미의 "냉정과 열정사이"인지 이해가 가능할듯.. OST는 정말 강추다. 요시마타 료도 엔니오 모리꼬네처럼 OST로 이름 좀 날릴 것 같다. OST가 전부 내가 가장 좋아라 하는 차분한 음악들...
15. 사이보그 그녀 (코이데 케이스케, 아야세 하루카. 2008)
이것도 싸이에 적었던 거라서 붙여넣기해야겠군..;;
이 영화는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이 일본의 유명 배우 두명과 손을 잡고 만든 영화다.
<이랬던 마스미가..>
주연배우는 두 명. 남자는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치아키 센빠이~"를 외치며 좋다고 따라다니던 느끼한 폭탄머리 마스미짱, 실명은 코이데 케이스케란다.. 몰랐네..;; 근데 이 영화 보면 볼수록 이 녀석 차태현삘이 많이 난다.
<이렇게 정상인으로..>
여자배우는 일드 "호타루의 빛"을 본 이후 급속히 좋아하게된 아야세 하루카. 너무나 재밌게 보고 나서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백야행" 등등 그녀의 작품을 하나둘씩 찾아보게 되더라는. 처음 봤을때부터 전지현닮은 이미지가 강하다 싶었는데 어쩌다보니 전지현의 역할을 물려받아서 열연했네. 이번에 부산 국제영화제에 노다메의 우에노 쥬리에 이어 방한했던데... 한번 보고 싶었다..OTL
영화의 설정은 어찌보면 "엽기적인 그녀"에서 전지현이 썼던 가상의 시나리오를 배경으로 한듯 싶다. 먼 미래에 남자를 지켜주러 나타난 여전사...ㅋㅋㅋ 여친소 이후에 만들려고 작정하고 있었는데 어쩌다 일본배우들을 메인에 내세워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한다.
사이보그 그녀의 원 제목은 "내 여자친구는 사이보그"다. "보쿠노 카노죠와 사이보그"인가... 영화 1번 파일이 호환이 안되서 2번 파일을 보고 나서 1번 파일을 다시 인코딩해서 봤는데 뒷부분만 봤을때는 "뭐 이러냐" 하던게 앞부분을 보고 머릿속에서 이어지니까 나름 괜찮은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확실히 배우 두명의 조합은 차태현 - 전지현 커플과 비슷한것이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영화 중간에 한국 동요라던가. 산골 소년의 사랑 이야기라는 음악이 일본어로 나온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 봤다했더니 감독이 한국인답게 영화가 대체로 한국적 정서가 많이 배어있다. 노래 참 좋았음...
이 영화는 말할수 없는 비밀이나 시월애 같은 개념의 설정이다. 영화를 끝까지 봐야만 시간 개념이 이해가 간다. 같은 여자지만 한 명은 사이보그, 한 명은 진짜 사람이다. 시공을 초월하는 타임머신 개념이 박혀있어야된다.
영화 중간에 사이보그로서의 기계적인 모습이 나오는데 스토리는 미리 쓰면 재미없으니 관두고 잠시나마 "멜로 + 터미네이터의 액션"이란 인상을 잠시 받았다. 확실히 두 가지 언밸런스한 것을 재밌게 버무 리는 일은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노력은 많이 했지만...ㅋㅋㅋ
여튼 너무 기대를 하기보단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수 있는 영화다. 어떤 사람은 너무 식상하다고 느낄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본에서는 대략 4위권에서 선전했던 것 같은데... 아직 한국에는 미개봉됐다. 하루카가 나온다는 사실이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의 80%를 차지하지만 한국적 정서를 얼마나 일본에 잘 버무렸는지도 궁금했다. 워낙 엽기적인 그녀가 재밌었기때문에..
16. 너에게밖에 들리지 않아 (코이데 케이스케, 나루미 리코. 2007)
바로 며칠전에 본 영화. 역시 코이데 케이스케의 작품이다. 거기에다가 "1리터의 눈물"에서 사와지리 에리카(아야 역)의 여동생으로 나왔던 나루미 리코!! (아코 역)이 주연이다. 이 영화도 약간은 시간 개념이 있어야 마지막에 이해가 가는데.. 처음엔 나루미 리코라는 배우때문에 보기 시작했지만 상당히 괜찮았다.
목소리도 작고 소심해서 학교에서 왕따였던 여학생이 어느날 장난감 핸드폰을 줍게 되면서부터 이야기가 전개된다. 자신의 머릿속으로 전화벨이 계속 울려서 받아보게되고 그로 인해 한 남자와 통화하게 되는 내용. 남들에게 들리지 않는 통화를 생각만으로 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약간 기발한 것 같다. 특이하게도 남자는 벙어리라서 말을 할 수 없는 사람이지만 머릿속으로 대화가 가능한.. 그런 설정이다.
1시간 전의 시간에 살고 있는 남자와 1시간 후의 시간에 살고 있는 여자. 둘의 만남은 어렵사리 이루어지지만 조금은 비극적이다... 마지막 남자의 수화가 인상적인... "아나따와 히토리 쟈 나이(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재밌게 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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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마무리하다보니 그동안 일본영화 중에는 시간을 뛰어넘는 개념이 좀 많았던 것 같다.
사이보그 그녀, 너에게 밖에 들리지 않아, 지금 만나러 갑니다, 클로즈드 노트 등등..
어찌보면 식상할 수 있는 테마지만 저마다 다른 설정으로 전개가 되서 각각의 영화마다 자신의 특색으로 잘 살린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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