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년만의 포스팅인 것 같다. 언젠가는 한 번 독기 올라서 쓰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격해진 감정때문에 글이 중구난방해질까 우려스럽기도 하다. Anyway, 아스날 팬으로서 이제는 벵거를 까는 입장이 되고야 말았다. 이 모든게 당신 탓이다 벵거. 2002년부터 아스날 서포팅을 시작한 이래로 좋은 일도 있었고 나쁜 일도 있었지만 후자가 최근 들어 거의 압도적으로 많은 양상이다. 내가 서포팅하는 팀이 이 정도까지 망가지는데 대한 실망감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Arsene Wenger. 아르센 벵거. 

이름부터 아스날스러운 느낌을 풍기는 이 프랑스 신사는 아스날의 역사에 있어서 분명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최고의 명장으로 손꼽힐 것이 분명하다. 프리미어리그 출범이래로 역사상 전무후무한 무패 우승을 이루어낸 감독으로서 아스날을 지난 10여년간 꾸준히 빅4의 위치를 지키게 해준 장본인이기도 하다. 물론 최근의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으로 인해 엄청난 비판에 시달리고 있는 감독이지만 그렇다고 지금까지 그가 이루어낸 업적들까지 싸잡아서 폄하할 수는 없다.

그가 보여준 클럽에 대한 

헌신과 사랑은 최근의 
부진속에서도 서포터들에게 "Keep the faith",
"In Arsene, We trust"
라는
믿음과 지지로 돌아왔다.

하지만 무패 우승의 향수에
언제까지나 젖어있을수만은
없다. 벌써 무패우승을 이루어낸 것이 10년에 가까워지고 있다. 무관으로 지낸 세월 역시 그와 비례한다.

프리미어리그에 대규모 외국 자본이 유입되면서 첼시, 맨체스터 시티와 같은 팀들이 단기간에 엄청난 팀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리고 성격 급한 구단주는 자기가 뿌린 돈의 성과를 하루빨리 보기 위해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둘 경우 선수처럼 감독도 쉽게 갈아치우는 것이 다반사인 요즘의 세태다. 그런 가운데서도 필요한 이적자금만을 사용하며 아스날을 꾸준히 챔피언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 상위권에 유지시키는 벵거의 능력은 단연 주목받을만 하다.


그러한 배경 가운데서 홀로 독불장군처럼 유망주를 키우며 정도(正道)를 지키는 그는 "벵거의 유치원"이라는 비아냥 속에서 팀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무패우승 이후 노장들의 줄이은 은퇴 및 이적으로 인해 아스날에는 유망주들을 이끌어줄 선수들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시즌 초반 올리던 기세는 항상 리그 후반기에 가서 급격히 하락선을 그리는 패턴을 지난 수년간 반복해왔다. 팬들은 그런 공백을 경험있는 선수로 메꾸기를 원했지만 월드클래스급 선수를 영입하기보다 될성부를 떡잎을 일찍 알아보고 대성시키는 방법을 선호하는 그는 언제나 팬들의 그런 염원을 외면(?)하는 감독이기도 했다.

영입을 목표로 하는 선수와의 루머가 언론을 통해 흘러나가면 몸값이 오를 것이고 그에 따른 오버페이를 극도로 꺼리는 벵거는 베르마엘렌, 코시엘니처럼 사인에 임박하기 전까지 팬들과 언론이 모를 정도로 서프라이즈한 영입을 해오고 있다.


아르샤빈의 경우는 최근 들어 그나마 가장 월드클래스에 가까운 선수의 영입이었지만 그 역시 많은 나이에 대한 우려로 주저하던 차에 히딩크의 조언이 작용하여 아스날 역사상 최고의 몸값으로 영입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드록바가 마르세유에서 첼시로 이적하면서 받은 £25m(약 450억원)와 호날두가 레알로 이적하며 받은 £80m까지 비교해보면 아르샤빈의 추정 이적료인 옵션포함 £15~18m(약 270억~324억원)은 클럽 레코드라고 부르기엔 굉장히 작은 수준이다. 

어쨌든 될성부른 유망주를 보는 안목과 세계적인 유망주 스카우팅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벵거는 이미 많은 스타들을 발굴해냈다. 아스날 팬들이 피지컬 괴수 드록바와 첼시팬을 자청하는 루카쿠 등의 선수를 보며 부러워하고 있는데 아데바요르가 돈에 환장해서 밉상짓하고 떠나지만 않았더라면 아스날도 피지컬 괴수를 부러워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전후방을 경기 내내 넘나드는 그 녀석만큼 많은 활동량과 큰 기럭지의 피지컬을 갖춘 선수를 보기는 사실 힘들다.



문제는 그렇게 많은 기회를 주어가며 힘들게 키운 선수들이 어처구니 없이 이적해서 나가고(아데발, 흘렙, 플라미니 등등) 그러한 전력 누수가 계속 저렴한 선수로 소위 땜빵질이 계속되다보니 스쿼드의 안정성을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 점이 현재 아스날의 가장 큰 문제이자 약점이다. 균열이 생기는 둑을 시멘트 땜질로만 메꾸다가 어느날 완전히 터져서 무너져버리는 모습과 같다. 지지난 시즌 만유의 더블 스쿼드를 부러워하며 종잇장 스쿼드의 아스날을 한탄했었는데 이번 시즌은 그나마 "에미레이츠 수맥설"까지 나오며 매번 발목을 잡던, 선수들의 부상이 덜해졌다는 점에서 스쿼드 가용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골키퍼부터 공격진까지 하나씩 다 짚어보면 문제가 한 두개가 아니라는 것이 명확해진다. 한 번 짚어보자.

<1. 골키퍼>


이번 시즌 골키퍼진의 주목할만한 변화라면 역시, 이름도 읽기 어려운 Wojciech Szczęsny (보이치에흐 슈체즈니)의 데뷔가 되겠다. 파뱡과 알무냐에 가려 경기장에서 벤치만 달구던 슈체즈니는 벤트너만큼 커다란 야망과 자신감으로 똘똘뭉친 폴란드산 유망주가 되겠다. 2009년 영국의 3부리그인 리그1의 Brentford에서 임대생활을 하며 신들린 선방쇼를 보여주며 리그1을 정복했다던 그는 그 야망과 자신감 때문에 시즌 초반 아스날과 재계약을 안하고 떠날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알무니아가 기복심한 플레이로 파뱡에게 자리를 내주며 부상이라는 명목(부상을 가장한 사실상 전력제외라고 본다)으로 겨울 내내 떠나있던 동안 파비앙은 미숙한 문전 앞 볼처리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지난 시즌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주전을 꿰찬다. 실제로 지난 시즌 에미레이츠 경기장에서 직접 맨시티와의 경기를 봤었는데 백패스만 가면 클리어링이 어찌나 불안한지 팬들도 파뱡을 보며 웃음을 터트릴 정도였다. 
 

알무냐의 이적(방출에 가깝겠다)이 거의 기정사실처럼 여겨질 때 파뱡도 기회를 잡는가 싶었는데 어느 순간 부상으로 이탈한다. 이번 시즌 조금 덜했던 부상악령은 골키퍼진에 드리워졌다.

벤치만 달구며 경기감상하던 슈체즈니는 결국 정말 중요했던 맨유 원정에서 깜짝 프리미어리그 데뷔를 했고 비록 박지성의 뽀록헤딩슛에 어이없이 실점을 하긴 했지만 195cm에 이르는 키와 어린나이답지 않은 자신감, 자기보다 형인 선수들에게 소리치는 파이팅을 보여주며 단숨에 유망주에서 팀의 대들보로 자리를 잡는다. 한가지 약점이 있었다면 하프라인을 간신히 넘길까 말까 했던 골킥이었는데 부족한걸 스스로 알고 연습한 결과 많이 향상되고 있다.


근데 그놈의 부상신이 뭔지 바르셀로나와의 원정 2차전에서 부상당하며 질긴 생명력을 가진 알무냐의 복귀를 다시 보게 되었다. 한 시즌에 골키퍼만 세 명 부상이라니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일이란 말인가. 임대갔다가 부상으로 복귀한 비토 마노네까지 합치면 골키퍼만 네 명 부상이었다. 리저브팀의 쉐아가 벤치를 지킬 정도였고 은퇴한 레만까지 플레잉 코치로 데려왔을 정도니 이번 시즌은 정말 골키퍼진의 초토화가 이루어졌던 시즌으로 기억될 것 같다. 웃긴 사실은 파뱡의 부상이 연습중 슈체즈니의 킥을 막아내다가 입은 것이라고 하니 골킥도 약한 애가 "맞고 뒈져라 슛"도 아니고 이게 뭔 일인지 모르겠다. -_-a
 



* 정리
1. 일단 알무냐는 1번 자리를 내놓고 빨리 스페인으로 떠나라. 

2. 파뱡에게는 알무냐 다음 승격 대상이었던 자신이 친정팀 레기아 바르샤바 후배에게 No.1 자리를 내주고 두번째 옵션으로 계속 남을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맨유의 쿠쉬착이 반데사르 밑에서 5년을 날려먹고 떠나겠다고 하는 것처럼... 순둥이같은 성격의 파비앙스키라서 남을 것 같긴 하다.

3. 비토 마노네는 제2의 부폰이 되길 바랬지만 제한적인 기회와 복병 슈체즈니의 급부상으로 인해 3rd 골키퍼에 만족하지 못하고 떠날 것으로 보인다.

4. 팬들은 노이어를 외치지만 아스날과 링크조차 나지 않는 그의 영입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5. 솔직히 슈체즈니가 아직 아스날의 넘버원이 되기에는 부족한 것이 많기에 스테켈렌부르흐 같은 선수의
넘버원 선수의 영입이 필요하다고는 보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다음 시즌에는 슈체즈니가 넘버원으로
갈 것 같다. 가장 큰 문제는 골키퍼가 아니라 수비이기때문에 재능있는 슈체즈니의 발전을 기대해본다.



<2. 센터백, 그리고 클리쉬>
스쿼드의 두께는 양적으로 조금 나아졌을지 모르지만 질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특히 수비진에서 공백이 생기면서 숫자를 맞추기 위해 스킬라치, 코시엘니를 데려오며 보강했지만 시즌 아웃된 베르마엘렌의 자리를 간과한 것이 후반기들어 치명적이었다. 베르마엘렌의 부상 근본 원인을 찾아내지 못한 의료진의 잘못으로 인해 그의 복귀는 계속 딜레이되었고 센터백 4명의 숫자를 유지하겠다는 벵거의 고집덕분에 겨울 이적시장 역시 그냥 보내버렸다. 아스날의 부상 로테이션을 고려했으면 센터백은 5명으로 맞추는게 사실 맞았다.


지난 시즌 거의 통째로 날려먹고 1년만에 부상에서 복귀한 주루가 그나마 리그에서 "주루불패" 법칙을 만들며 새로운 구세주로 떠올랐지만 코시엘니라는 듣보가 처음 영입됐을 때 아스날 팬들끼리 우스갯소리로 "주루보단 잘하냐?"라고 했을 정도로 주루에 대한 평가는 팀의 3번째 센터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결국 시즌 내내 센터백 가용자원은 스킬라치, 주루, 코시엘니 세 명 뿐이었다.

호러쇼를 보여주던 실베가 나간 이후 18번을 물려받으며 당당하게 거상 세비야로부터 사들인 경험 많은 수비수 스킬라치는 리그 스타일 적응에 실패하며 빠른 공격수들 앞에서 정줄 놓기를 연발하기 시작했고 코시엘니도 첫 시즌 치고는 대인방어나 전진패스 면에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후반기로 갈수록 한계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역설적으로, 같은 프렌치임에도 불구하고 코시엘니와 스킬라치는 커뮤니케이션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벵거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실제로 둘이 센터백을 맡은 경기보다 주루불패의 주인공 주루와 코시엘니가 센터백을 구성한 경기에서 경기력 차이가 월등히 나았다.

프리미어리그 첫 시즌인 코시엘니와 스킬라치. 주전도 아니었으며 1년 공백이 있었던 요한 주루. 이 세 명의 센터백으로 아스날의 한 시즌 농사를 담당시켰다는 점이 벵거의 실수였다. 적어도 그들을 이끌어줄만한 프리미어리그 혹은 타 리그에서 뛰는 검증된 선수가 필요했다. 루키들을 데리고 수비를 꾸린다는 것은 라이벌팀 맨유와 첼시의 센터진만 봐도 얼마나 위험부담이 큰지 알 수 있다. 최소한 맨유와 첼시는 센터백 한 명이 부상으로 이탈하더라도 그 자리를 메꿔줄, 검증된 다른 센터백이 존재한다. 

주전이 명확하게 확립된 이후에 유망주를
키우던 서브를 키우던 하는 것이 순서인데
아스날은 주전도 없이 유망주 혹은 어린
선수들로 이것을 버텨왔다. 어찌보면 시즌
초반 수비력이 지난 시즌들에 비해 괜찮았던 것이 기적에 가까울 정도다.

베르마엘렌 지난 시즌이 데뷔시즌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엄청난 임팩트가 있긴 했지만 역시 남들을 이끌만한 커맨더형 수비수가 아니고 그 역시 이번 시즌이 두 번째 시즌이었다.

즉, 아스날 센터백들은 명확한 넘버 1, 2가 없는 상황이다. 그런 면에서 파이팅 넘치고 경험많은 캠벨의 이탈은 조금 아쉽다. 신체적인 노화를 경험으로 커버하며 아스날 공격수가 골을 넣으면 상대편 골대까지 달려가서 격려해주는 두목의 역할을 톡톡히 했었는데... 현재 아스날은 그런 수비수가 없다. 다르게 말하자면 현재 아스날은 솔 캠벨과 같은 피지컬, 높이, 경험, 리더쉽을 갖춘 선수가 필요하다. (이적시장에 그런 선수가 있긴 있으려나.. 루시오?)

이번 시즌 클리쉬가 정줄 놓는 장면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한때는 아르샤빈의
적은 수비가담으로 인해 클리쉬가 왼쪽
수비를 모두 책임지며 부담이 가중되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해서 쉴드쳤었지만
이젠 기본적인 대인 마크나 1:1에서도
실수가 터지고 있다.

레알의 구애도 뿌리칠 정도로 아스날에
대한 애정이 큰 것은 알겠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아스날에 대한 애정만
보자면 서포터들 역시 그에 뒤지지는
않는다고 본다;;;

다들 클리쉬가 벤치멤버로 내려가고 새로운 선수가 (다들 베인스 원츄중) 영입되는 것을 바라고 있다. 이젠 클리쉬는 스피드만 갖춘, 중위권 팀 정도에 맞는 수비수로 전락한 것 같아 씁쓸하다.
그런 면에서 캐쉴리 이 나쁜 ㅅㅋ야...
 

* 정리
1. 수비진의 월드클래스급 영입은 필수다. 그리고 프렌치커넥션을 잘라낼 때가 됐다.
2. 베르마엘렌의 폼을 봐야 알겠지만 베르마엘렌 혹은 주루 중 한 명은 주전이 되어야한다.
3. 코시엘니는 첫 시즌이기 때문에 다음 시즌에는 조금 더 경험을 쌓아야한다.
4. 스킬라치 역시 첫 시즌이지만 노장이므로 우수한 클래스의 선수가 영입된다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하지만 벵거는 첫 시즌이라는 명목 하에 그를 붙잡아둘 것으로 보인다. 나도 5번째 옵션이라면 반대X) 
5. 클리시를 파는 한이 있더라도 그를 대체할 선수가 필요하다. 
6. 아르망 트라오레는 정리될 것으로 보이고 깁스 역시 임대를 떠나든 뭘하든 아직은 한참 멀었다. 
7. 에부에는 계륵인 선수. 공격본능과 개그캐릭터 때문에 쉽게 버릴수 없지만 주전으론 어렵다.
8. 개인적으론 사냐 역시 저질 크로스로 인해 별로 달갑지는 않다. 클리시의 삽질에 가려져있을 뿐.. 



<3. 중앙 미드필더만 넘치고 넘치는 미들라인>
미드필더진을 보면 중앙에서 뛰는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가 엄청나게 많은게 아스날이다. 굉장히 불균형적인 라인업인데 그들의 이름을 보면 세스크, 로시츠키, 디아비, 데닐손, 나스리, 아르샤빈, 램지, 윌셔, 쏭 모두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그러다보니 사실상 사이드를 찢어줄 선수가 없이 4-3-3으로 계속 가면서 양쪽 날개에 월콧과 아르샤빈, 나스리를 배치하고 있는데 이건 분명한!! 벵거의 실수다. 무슨 놈의 중앙 미드필더만 죄다 사 모았는지 정작 필요한, 스피드와 돌파력을 갖춘 전문 윙어가 없는 상태다. (월콧은 미드필더가 아니라 공격수다)

다들 볼을 간수하는 것은 잘하지만 그것이 약점이 되어 볼을 질질 끌다가 공격템포를 다 말아먹게되고, 순간적인 스피드로 치고 달리거나 수비를 벗겨낼 수 있는 선수가 없다. 그것이 현재까지는 세스크가 후방을 한방에 뚫어버리는 양질의 패스를 공급하며 버텨왔지만 이번 시즌 누누이 봤듯이 세스크가 없을 경우 공격전개를 풀어나가지 못해 중하위권 팀의 10백 수비에 쩔쩔맸던 아스날의 약점이 드러나고 만다.


교통정리 분명히 필요하다. 충분한 기회를 줬음에도 발전이 없어보이는 "외모만" 브라질산 데닐손의 정리는 필수라고 보고 세스크 역시 이번 시즌이 끝나고 여름에 나갈것이라고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나 역시 지난 시즌부터 블로그에 포스팅하면서 세스크가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었고 트로피를 약속하며 애써 달래놓은 이번 시즌 역시 시원하게 말아먹었으니 십중팔구는 집에 갈거라고 생각한다. 그러고보면 벵거가 불과 몇 시즌 전에, 앙리가 나가고 "새로운 팀의 중심은 세스크, 반 페르시, 아데바요르"라고 했었는데 벌써 하나는 진작에 돈 찾아서 튕겼고 이번에 또 하나가 나갈 것으로 보인다. 힘들게 키워놓고 허무하게 보내는 것..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매 시즌마다 기존에 계획하던 플랜이 하나둘씩 무너져간다. 수비진에서 짚었던 문제는 팀 전체적으로도 반영된다. 확실한 스쿼드 확립이 안 된 상태에서 계속 리빌딩의 주축이라는 멤버가 하나씩 빠져나가니 계획 자체가 모두 틀어지고 이도저도 아닌 스쿼드만 남게 되었다. 수비진과 다른 점이라면 미드필더는 쩌리가 넘쳐난다는 것.  


(1) 세스크의 아웃
세스크 역시 이제는 좋게 헤어질때다. 물론 나도 세스크가 아스날에게 있어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경기력 차이가 클 정도로 그에게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 클럽에게 있어서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뿐이다. 햄스트링이 주기적인 고질병으로 굳어지는 요즘 모습을 보면 더 이상 세스크에게만 의존해서는 안되는 아스날이다.

메스꺼운 클럽 (mes que un club) 바르까야 니들 선수라고 우기지 말고 우리가 비싼 주급 줘가며 어릴때부터 키워놓은거 생각해서 돈 좀 써라. 니들이 키웠으면 얘가 요만큼 기회를 많이 받고 컸을거라고 생각하냐? 

어쨌든 세스크는 £40m 이상은 받고 보내야된다. 그 돈으로 월드클래스 두 명은 살 수 있겠다. 세스크가 나간 공백은 아르샤빈이든 나스리든 넘치는 중앙 미들로 메우면 된다. 그리고 우린 세스크 판 돈으로 윙어와 수비를 보강하면 되고. 세스크가 나가면 전술 역시 변화가 불가피한데 어차피 앙리 나갔을때도 팀이 무너질 것처럼 난리였지만 젊은 선수들 중심으로 오히려 시즌 초반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던 것이 아스날이다. 절대!!! 회사에서 중요한 존재가 퇴사한다고 회사가 망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번에 칼을 제대로 대서 쩌리들 다 처분하고 피지컬 괴수들을 수비진과 수비를 보호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앞에 세워야된다.

(2) 수비형 미드필더
쏭의 공격본능이 살아난 이번 시즌이지만 어쨌든 쏭의 가장 큰 임무는 포백 보호다. 공격을 덜 하더라도 수비에게 부담을 덜어주는게 우선이란 말이다. 볼 키핑이 나쁘지 않고 아프리칸 특유의 유연성으로 마치 아리랑을 추듯이 유연하게 드리블하는게 쏭의 장점이다.

하지만 아스날에게 세트피스마다 약점으로 작용하는 높이를 보완하기 위해선 182cm 쏭보다 더 큰 188cm 정도는 되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필요하다. 한때 파이터에 가까운 멜루, 인러 등이 원츄되었지만 멜루는 월드컵때 보여준 특유의 다혈질적인 성격이 문제가 되서 경기를 한 순간에 말아먹을 수 있는 또다른 시한폭탄이 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디아비가 욱하는 것처럼 말이다... (괜히 또 뉴카슬전 4:4 경기 떠오르네 ㅅㅂ)


가장 좋았던 옵션은 역시 야야투레였는데 형도 이적하고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갑부구단에서 바로 최고 주급을 줘버리며 데려가니 입맛만 다시고 말았다. 이 녀석 보면 산처럼 포백 앞에 버티고 서서 가끔씩 피지컬로 밀어붙이며 공격하는거 보면 탱크같다... 저 놈 하나만 맨시티에서 제일 부럽다. 나이도 젊은데.. 제길슨. By the way, 그런 장신의 수미가 필요하다. 그런거 보면 우리팀에게 필요한건 수비든 수미든 떡대 파이터다. 펠라이니도 괜찮은데..ㅋ

쏭의 백업인 데닐손이 계속 삽질을 하면서 재능이 꽃피웠을 때 쿨하게 떠났던 활동형 수미 플라미니가 지금에 와서 아쉽게 됐지만, 리저브에 플라미니와 비슷한 스타일의 열정남 란스버리가 대기하고 있으니 수미는 주전급 선수 하나가 오면 충분하리라고 본다. 어쨌든 수비와 마찬가지로 영입이 필수인 자리다. 

(3) 기타
이제 남은건 로사, 윌셔, 램지, 디아비, 나스리가 되겠는데 로사는 장기부상으로 인한 경기력 저하가 눈에 띈다. 준수한 볼 키핑력과 가끔 나오는 킬패스가 있긴 하지만 세스크의 대체자로는 어렵다는 것이 이번 시즌 증명되었다. 특히 부상 후유증으로 인해서 유리몸이 될 가능성이 있어서 이번 시즌은 벵거가 조심해서 교체 위주로 뛰게 했는데 그런 점에선 교체 선수 정도의 레벨이 맞는 상황이다. 예전의 호쾌한 중거리슛, 호날두와 사이드라인에서 달리기 경쟁까지 했었던 로사누나를 가슴으론 보내고 싶지 않지만 이성적으로는 보내더라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윌셔는 볼튼 가서 레벨업을 잘해왔다.
안 그래도 재능의 싹이 보이던 시점에 좀 더 많은 경기를 뛰며 경기 보는 눈이 확 트인 느낌이다.

게다가 경기가 지는 상황에서도 키 작은 막내가 포기하지 않고 제일 발발거리며 뛰어다니는 모습이 너무나 뭉클했다. 바르까가 세스크 DNA 드립치는 상황에서 진정한 아스날 DNA는 윌셔라고 말할수 있겠다.

어린 나이답지 않은 안정된 볼키핑과 패싱력, 꼬마때 욱하던 성격까지 이제는 컨트롤하게 되었고 윌셔는 다혈질 루니처럼 사생활로 문란하게 기사 헤드라인을 장식하지는 않을 잉글리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릴때부터 잘한다는 소리를 들어서 자칫 자만에 빠질 수 있었는데 형들 사이에서 잘 크고 있는 것 같아 흐뭇하다. 재간둥이 윌셔. 형이 너 싸랑한다.

램지는 부상신이 항상 강림하는 아스날에 와서 두두, 주루에 이어 장기부상을 끊으며 어린 나이에 혹독한 부상을 입었다고 생각했었는데 빠르게 잘 회복해서 임대생활 마치고 다시 합류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아스날에서 램지가 세스크의 자리를 이어줄 기대주다. 일단 세스크의 공백은 나스리든 아르샤빈이든 메꿔야하고 그걸 백업해주는 것이 램지라면 좋은 모습일 것 같다. 

디아비는 일단 욕을 엄청 먹으면서도 그동안 많은 경기를 뛰며 데닐손과 달리 발전이 있긴 있었다. 하지만 그 피지컬을 살려서 제2의 비에이라가 되었으면 했는데 얘도 공미 출신이나 마찬가지라 공격본능이 수비본능을 깔고 뭉갠다. 우리팀의 약점인 높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선수라서 그동안 욱하는 성격과 볼을 질질 끄는 모습 때문에 욕을 먹으면서도 벵거가 신뢰를 보냈던 선수다. 음... 디아비는 적절한 영입보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일단 잡고가도 될 것이라고 보지만 이적하더라도 큰 아쉬움은 없을 것 같다.



나스리와 아르샤빈은 벵거의 중앙미드필더 사랑때문에 자기 포지션이 아닌 곳에서 뛰면서도 본전 이상을 해주고 있는 선수들이다. 나스리가 이번시즌 초반 활약으로 인해 세스크급의 주급을 원하는 것으로 말들이 많은데 애매한 문제이므로 일단 스킵한다.

아르샤빈 역시 나이를 먹어가면서 무관을 못 견디고 친정팀 복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세스크가 빠지는 마당에 나스리, 아르샤빈을 절대로 놓치면 안 된다는 점이다. 닐손이나 기타 쩌리들을 처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들은 세스크와 함께 미들진의 가장 수준 높은 선수들이다. 수비적인 가담이 조금 떨어지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 두 선수가 없으면 세스크로 중심을 잃은 미들진이 모두 붕괴되고 만다. 고로 무조건 잡고 가야되는 선수들이다.

세스크가 정리되면 둘 중 하나가 중앙으로 가고 나머지 한 명이 왼쪽 (모양새는 나스리보다 아르샤빈이 원래대로 가는게 낫겠다) 오른쪽 월콧에 서면 되겠다. 그리고 애쉴리 영 같은 사이드 자원 한 두 명 더 영입하고 말이다.

<4. 계륵의 집합소 공격진>

 

현재 아스날을 가장 대표할 수 있는 공격수가 누구일까? 누가 봐도 부주장 반 페르시다. 앙리, 베르기, 카누 등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어린 나이부터 실력을 쌓아온 페르시는 명실상부한 아스날 넘버원 공격수다. 부상으로즌을 절반 가량 못 뛴다고 하여 "시즌 반 페르시"라는 오명을 뒤집어썼지만 그가 복귀 후 보여준 임팩트는 엄청났다. 매 경기 골을 넣는 활약은 그가 아스날에서 진정한 크랙이라고 불릴 수 있는 이유다.

공격진을 보면 그 외에 샤막, 벤트너, 월콧, 벨라가 있다. 하지만 반 페르시를 제외한 그들을 일컬어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라고 부르기에는 뭔가 모자란 것이 사실이다. 맨유가 챔스우승을 할 당시 그들에게는 두 명의 크랙, 호날두와 루니가 있었다. 양민학살 유닛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호날두는 경기를 지배했다. 하지만 앙리가 떠난 아스날은 이제 시즌 중 절반 정도만 볼 수 있는 유일한 크랙 페르시만이 있다. 

분명 전반기에 공짜 영입 샤막은 제 몫을 다 해줬다. 개막전 리버풀전에서도 극적인 동점골의 주인공이었고 최전방에서 슛을 아끼는 모습과 피지컬 싸움에서 밀리고 패스나 드리블이 어설픈 단점이 있었지만, 시조새라 불리울 정도로 헤딩력에서는 남달랐다. 페르시가 복귀 후 무서운 골사냥을 이어가며 후반기 벤치만을 달궜던 샤막이지만 시즌 초반 페르시와 벤트너가 모두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샤막이 있었기에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의 공헌도를 잊어서는 안 된다. 

개인적으로 벵거의 4-3-3은 좋아하지 않는다. 페르시를 주전으로 내세울 경우 최전방 피지컬 경합에서 또다른 부상 우려가 있고 일단 아르샤빈과 나스리가 윙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벤트너와 샤막, 벨라의 옵션이 애매해지고 만다. 벤트너를 왜 자꾸 사이드에 배치해서 매번 터치가 긴 드리블을 시키는지 모르겠는데 벤트너의 키를 활용하려면 최전방에 배치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페르시가 체력적인 부담을 조금 덜 수 있는 것은 세컨 스트라이커 자리일 것이다. 최전방에서 샤막 혹은 벤트너가 공중 경합을 해주고 페르시가 2선에서 미드필더로부터 볼을 배급받아 골을 노린다면 최상의 조합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다. 이것은 역시 사이드를 찢고 최전방으로 볼을 공급해줄 전문 윙어가 없다는 아스날의 약점에서 기인한다. 그래서 벵거의 4-4-2를 보고 싶다. 앙리, 베르기 시절처럼..

개인적으로 정말 아쉬운게 벨라다. 칩샷 마무리의 달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상대 키퍼에게 굴욕감을 주는 빠른 선수인데 그 재능에 비해 주어진 기회가 너무 적었다. 기회라도 주고서 안 쓰면 말을 안하겠는데 벵거에게 가장 화가 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고 실력에 비례하여 출장한다지만 스페인에서 임대생활하며 아스날 복귀만 꿈꾸던 애를 칼링컵만 돌려보다가 이제는 별 도움도 안되는 수비지향 호지슨의 팀 WBA로 임대를 보냈다. 그냥 윌셔처럼 볼튼이나 보내지.

어쨌든 말이 샜는데 유일한 팀의 크랙인 페르시의 공백을 메꿀만한 월드클래스의 영입이 필요하다. (뭐.. 쓰다보니 포지션마다 월드클래스가 필요하다;; 그만큼 우리팀이 너무 어렸다는거) 페르시가 시즌 반만 뛴다고 버리자는 것은 절대 말도 안되는 이론이고, 나가게 된다면 벤트너나 벨라가 튕길 가능성이 가장 크지만 야망의 벤트너를 독일로 보내고 그 한 자리를 수준 높은 선수가 들어오는게 맞을 것 같다. 그 선수와 페르시가 전방에 투톱으로 서고 (가로든 세로든간에) 샤막, 벨라가 벤치에서 대기하면 모양새가 참 아름다울 것으로 보인다.


<마무리 - 벵거에 대한 비판>
나 역시 그동안 Keep the faith라는 팬들의 외침처럼 벵거에 대한 신뢰를 크게 져버리지는 않고 있었다. 하지만 무패 우승이라는 추억거리 하나로 무관을 견디기에는 그 세월이 너무 길어지고 있다. 그래서 내가 요즘 즐겨 쓰는 표현은 Kick the faith라는 문구다. 팬들 역시 기다리다 지쳐서 비판을 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벵거를 까는 것이 타팀 팬들보다 아스날 팬들에게서 더 많이 나오는 모습이다. 

그동안 벵거를 쉴드쳐줄 수 있었던 이유는 에미레이츠 건립에 따른 구단의 재정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렴한 선수를 영입하는 그의 정책 때문이었다. 하지만 연간 회계보고서에 나오는대로 하이버리 구장 위치에 지어진 하이버리 스퀘어가 부동산 수익을 내기 시작했고 살인물가인 런던에서 가장 비싼 티켓을 파는 아스날은 이제 어느 정도 선수 영입에 돈을 쓸 수 있는 시점이다. 어린 선수들을 키워서 구단의 영입 자금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고 장기적으로 건전한 재정 상태를 만든다는 취지는 좋다. 하지만 그런 재정적인 부분은 굳이 벵거가 아니더라도 이사회에서 컨트롤할 부분이다. 


아스날이 빅4라는 자리에 만족하는 팀이 아닌, 우승을 원하는 팀이라면 투자는 불가피하다. 옆동네처럼 미친듯이 선수 쇼핑을 하라는 소리가 아니다. 클럽 레코드를 깨더라도 팀을 바꿀 수 있는 선수를 영입한다면 그로 인한 우승, 선수들의 정신적 상승감, 클럽에 대한 팬들의 자부심, 우승 상금 등은 그러한 단기적 손실을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다. 단기적으로 10억 혹은 20억을 아끼겠다고 선수 영입을 주저한다면 아스날은 절대 우승할 수 없다. 지금까지 팬들이 원하는 선수의 영입 따위는 없었다. (아르샤빈 정도?) 그렇게 벵거의 안목으로 데려온 선수는 제 몸값을 했지만 팀을 바꾸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선수들이었다. 아르샤빈의 케이스처럼 우수한 선수를 하나 데려옴으로써 보여지는 전력의 상승은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맨유가 부채에 시달리면서도 베르바토프에게 그 돈을 퍼부어서 데려오는 이유는 단 하나다. 우승. 이적시장마다 명함 돌리기에 바빴던 닭집 토튼햄은 이제 그 미친 선수 영입의 효과가 조금씩 드러나며 챔스까지 진출하고 있다. 자본주의에 물드는 프리미어리그의 시대적 흐름을 타는데 있어서 홀로 물결을 거스르는 벵거의 모습은 이제 팬들에게 고집불통 영감으로 비춰지고 있다. 

항상 클럽 레코드 £15m 상한선을 지키려고 애썼던 벵거. 매번 시즌 시작때는 4관왕이네 뭐네 외치며 우승하겠다고 공언해놓고 시즌 막판에 가서는 "빅4를 지켰네, 2위도 대단한 줄 알아야되네, 어린 선수들의 발전이 있었으므로 다음 시즌에는 기대해보라"라는 식의 구차한 변명만 내놓는 벵거에게 이제는 나도 지쳤다. 팬들이 클럽을 믿고 비싼 돈 내가면서 티켓을 샀으면 클럽은 보여주는게 있어야한다. 나 역시 에미레이츠에서 경기를 보기 위해서 비록 암표였지만 100파운드에 달하는 티켓값을 지불한 사람이고. 발전이 없는 클럽에게 어떤 팬들이 손을 건넬까. 이성적으로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매 시즌 왜 맨유에게 똑같이 지고 시즌 막판마다 잘 나가던 흐름을 스스로 말아먹고 무너지는지, 벵거는 알면서도 왜 똑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하는 것일까. 벵거가 계속 이런 식으로 빅네임 영입을 주저하고 선수들을 다독이지 못한다면 벵거의 교체도 심각하게 고려해봐야한다. 어떤 이들은 벵거가 바뀌면 누가 그만큼 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지만 Who knows? 최소한 벵거가 바뀌면 선수단에도 위기의식과 변화가 생긴다. 그것이 긍정적인 변화일 수도 있고 부정적인 변화일 수도 있지만 이미 고일대로 고여서 물이 썩어버린다면 최소한 빼내려는 노력은 해야되지 않을까? 나는 아스날팬이지 벵거의 팬이 아니기 때문이다. 벵거가 절대권력인가? 그래선 안 된다.


자, 이제 마무리하자. 위에 붙여놓은 모습처럼 팀의 막내가 저렇게 슬퍼하는 모습을 얼마나 더 봐야할까. 비전이 없는 클럽에서 있지도 않은 허구의 트로피만 보며 클럽에 충성을 다할 선수는 없다. 누구나 프로선수라면 우승과 트로피를 꿈꾸니까. 세스크의 헛된 기다림도 어찌보면 우둔하게 느껴지기까지 할 때가 있다. 6년간 무관인 팀에서 뛰며 세계 최고의 팀으로서 우승을 보장하는 친정팀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왜 없을까? 나라도 그럴 것 같다. 


벵거는 변해야 한다. 이제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팬들이 지쳤다. 클럽의 근간은 선수가 아니라 팬들이다. 그들에게서 신뢰받지 못한다면 클럽은 존재할 수 없다. 다음 시즌 벵거를 까는 사람의 입장에서 또다시 나의 서포팅팀아스날을 지켜볼 것이다. 과감하게 선수 영입에 돈을 투자해서 다음 시즌에는 제발 헛된 희망만 품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빌어먹을 벵영감님. 제발 중위권 팀과의 경기보면서 빡치게 하지 말아주세요. 피곤한 몸으로 새벽경기 보면서 경기까지 져서 다음날 회사에서 아무것도 못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에요. 열 받으니까 좀 변합시다.
Posted by [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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